"신기하지만 느려요"…靑 순환 자율주행버스 1호 승객들(영상)
입력: 2022.12.23 00:00 / 수정: 2022.12.23 09:20

"일반 버스 같은 안정감 있지만 답답함도"
100% 자율주행 가능, 공사 구간은 직접 운전
서울시 "내년도 야간 운행 실증 예정"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안녕하세요. 청와대 순환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승객 여러분, 우리 자율주행버스는 운행 중 안전을 위하여 급정거를 할 수 있습니다. 안전밸트 착용을 부탁드립니다."

22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자율주행버스 A01번이 첫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일반 버스와 똑같이 생긴 청와대 순환 자율주행버스는 청와대 주변 2.6㎞를 운행한다. 경복궁역(효자로입구),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 등 5개 정류소를 도는 노선이다.

배차 간격은 15분으로 총 2대가 운행된다. 안전을 위해 안전밸트를 모두 착용해야 해서 현재는 탑승인원이 19명으로 정해져 있다. 별도의 노약자석과 장애인석도 마련돼있다.

시내버스형 자율주행버스가 처음으로 시민들을 태우고 서울 시내를 달렸다. 자율주행버스의 안내 화면. /정채영 기자
시내버스형 자율주행버스가 처음으로 시민들을 태우고 서울 시내를 달렸다. 자율주행버스의 안내 화면. /정채영 기자

자율주행버스에 올라탄 시민들은 일반 버스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한모(37) 씨는 가족들과 함께 청와대를 가는 길에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다. 그는 "자율주행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다"며 "자율주행은 외국에서도 많이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라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씨와 함께 탑승한 박모(7) 양도 "원래 타던 버스랑 똑같다"며 "자율주행이어도 무섭지 않다"고 했다.

청와대 정류장에서 탄 나신영(19) 씨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자율주행버스가 오길래 탔다"며 "걱정되기보다는 신기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버스는 100%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현재 경복궁역 정류장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정류장 사이에 공사 구간이 있어 해당 구간만 안전을 위해 운전기사가 직접 운전한다.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맡은 운전자 김모(63) 씨는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어서 불안하지는 않다"며 "직접 운전해야 하는 버스에 비해 운전자의 피로감도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을 태우기 전부터 운전했는데 처음에는 급정거를 많이 했다"며 "지금은 개선돼서 승객을 태워도 위험한 상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버스보다 속도가 느리다 보니 답답함을 느끼는 승객도 있었다. 자율주행버스는 현재 운행하는 구간에서 최대 속도가 40㎞으로 정해져 있어 그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온 이모(30) 씨는 "승차감이나 외관은 일반 버스랑 다를 게 없는데 속도가 느리다"며 "자율주행으로 달리는 게 신기하지만, 일반 버스를 탔을 때보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순환 자율주행버스 외관. /정채영 기자
청와대 순환 자율주행버스 외관. /정채영 기자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를 상용화해 교통난 해소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가 개방됐고 관광객이 많이 오는 구간이어서 자율주행버스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체험용이 아닌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게 기술 실증을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심야 교통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내년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버스의 야간 운행이 가능할지도 실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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