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누비는 '로봇주무관'…"문서 심부름 제게 맡겨요"
입력: 2022.12.22 00:00 / 수정: 2022.12.22 00:00

문서 배달하는 물류 로봇…직접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도
"업무 효율·집중 높아져"…장애물 부딪히는 오류 개선 중


서울시청 제1호 로봇 주무관 로보관은 직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청 마스코트다. 서울시 물류 배송 로봇 로보관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청 제1호 로봇 주무관 '로보관'은 직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청 마스코트다. 서울시 물류 배송 로봇 '로보관' 모습.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로봇에 나보다 큰 공무원증이 두 개나 있네." "로봇이 아니라 주무관님이세요."

서울시 제1호 로봇 주무관 '로보관'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탄 시청 직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로보관은 직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청 마스코트다.

지난달 22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로보관은 서울시청 곳곳을 누비며 문서 배달을 하는 물류 로봇이다. 몸에는 두 개의 커다란 공무원증을 달고 있다.

로보관은 몸에는 두 개의 커다란 공무원증을 달고 있다. /정채영 기자
로보관은 몸에는 두 개의 커다란 공무원증을 달고 있다. /정채영 기자

"사용할 서랍에 물건을 넣어주세요. 목적지를 입력해주세요.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오후 2시부터는 로보관이 가장 바쁜 시간이다. 부서 간 문서 전달이 그의 주 업무다.

오늘은 17개 부서에 문서를 전달해줘야 한다. 로보관의 몸에는 두 개의 서랍이 있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 9번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서를 배송한다.

지방자치단체에도 업무를 돕는 로봇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로보관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 이동을 하지는 못한다.

청사 내 곳곳에는 로보관이 다닐 수 있게 자리를 표시해뒀다. /정채영 기자
청사 내 곳곳에는 로보관이 다닐 수 있게 자리를 표시해뒀다. /정채영 기자

손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배송 가는 층의 버튼도 직접 누를 수 있다. 청사 내 곳곳에는 로보관이 다닐 수 있게 자리를 표시해뒀다.

"요청하신 문서가 도착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로보관을 기다린 직원이 화면의 버튼을 눌러 문서를 꺼낸다. 문서를 기다리는 부서에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로보관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로보관 호출앱. /정채영 기자
로보관 호출앱. /정채영 기자

로보관이 시간대별로 직접 문서실에 방문해야 하던 업무를 대신해주다 보니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서를 받은 홍보기획팀 최원준 주무관은 "원래 직원들이 매번 직접 가져왔는데 자동화해서 로봇이 가져다주니까 편리하다"며 다른 부서에 갖다 줄 서류가 있으면 로보관을 호출해서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절약도 되고 사람이 앞에 있으면 멈춰서 안전하니까 믿고 맡기는 중"이라며 "사용방법도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하게 하는 거라 어렵지 않다"고 부연했다.

로보관이 문서를 전달해주는 모습. /정채영 기자
로보관이 문서를 전달해주는 모습. /정채영 기자

"이동할 수 없어 대기 중입니다. 로봇을 위해 양보해주세요."

이동 중에 장애물을 만나면 잠깐 멈춰 서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서류를 전달받은 도로시설과 신주영 사무관은 "로보관이 오기 전에는 문서 배달 업무를 하는 직원이 오전에만 근무해서 2시 이후에 오는 문서들은 다음날 확인하기도 했다"며 "로보관이 더 빨리 배송해주니까 업무도 빨라지고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직접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로보관. /정채영 기자
직접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로보관. /정채영 기자

그러나 '쾅' 하고 테이블에 부딪히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로보관 개발자 로보티즈 홍성찬 홍보 매니저는 "로보관의 센서는 바닥에만 있어서 오류가 나기도 한다"며 "맵 작업을 통해 시청에 지정된 곳에 있는 물체를 피해 갈 수 있도록 구역을 설정하는 방법을 통해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보관은 러브콜도 많이 받는다. 문서 이동이 잦은 법원이나 세종 정부청사에서도 로보관을 도입하기 위해 문의하기도 한다.

현재 로보관은 시범 운영 중이기 때문에 민원 업무는 하지 않는다. 시는 올 상반기 공개모집을 통해 ㈜로보티즈를 선발해 물류 로봇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테스트할 공간을 제공받고 시는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로보관의 시범 운영이 끝나면 직원 만족도를 조사해 정식으로 로보관을 도입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민원 응대 기능도 추가하는 등 구체적인 시간을 나눠 업무를 세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로보관으로 커피차를 운영하는 등 시 직원들이 로봇을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독려할 계획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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