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 봉행…"그곳에선 평온하길"
입력: 2022.12.16 15:21 / 수정: 2022.12.16 15:21

조계종 위령제…시민분향소도 추모 발길 이어져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맞아 종교계와 시민들이 위령제를 봉행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뉴시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맞아 종교계와 시민들이 위령제를 봉행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뉴시스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맞아 종교계와 시민들이 위령제를 봉행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 봉행됐다. 유족과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보인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신도 등 수백 명이 49재에 참석했다.

이날 제단에는 유가족이 동의한 67명의 희생자들 영정과 78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의식은 희생자를 추도하는 158차례의 추모 타종으로 시작했고 헌향, 추모 법문, 유가족 헌화 등으로 이어졌다.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은 추도사에서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갔다"며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다"며 "그날 그곳에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하시길 바란다"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내내 유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영정 앞에 헌화를 하다 오열하는 유족도 있었다.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말에 나선 희생자 이지한 씨 어머니는 "오늘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이승과의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온다"며 "아직 지한이의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다. 영원히 못 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어 "하지만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만큼은 아름다운 말만 하려고 한다"며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하나하나 낭독했다.

위령제는 희생자들의 위패와 옷가지를 태우는 소전의식으로 마무리됐다.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시민 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김이현 기자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시민 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김이현 기자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에는 참사 희생자 158명 중 유족 동의를 얻은 희생자 76명의 영정사진이 놓여있다. 나머지 액자에는 국화꽃 사진이 끼워졌다.

영정사진을 한참 바라보던 80대 김성환 씨는 "(희생자) 얼굴을 또렷하게 보니 얼마나 더 안타깝고 참담한지 모르겠다"며 "골목 한복판에서 이런 황당한 참사가 일어나니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싶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2년째 거주 중인 중국인 황일홍(23) 씨는 "사고가 있던 날 이태원에 놀러갔는데, 그땐 이미 구급차가 와 있었다. 친구들 중 희생자는 없지만 그래도 다 같이 있던 사람들이다. 다들 젊은데 이렇게 가버리니 너무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행사는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오후 2시에는 이태원 광장에서 7대 종단 성직자들의 희생자 합동 추모식, 오후 6시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한 시민 추모제가 예정돼 있다.

spe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