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의 진화①] 자원회수시설이 뭐지?…주민에 돌아가는 '마을발전소'
입력: 2022.12.15 05:00 / 수정: 2022.12.15 05:00

서울 4개 시설서 전기 1만2000가구, 열 19만3000가구 분량 생산·공급

서울의 각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와 난방열로 바꿔 지역에 공급하면서 마을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자원회수시설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의 각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와 난방열로 바꿔 지역에 공급하면서 '마을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자원회수시설 전경. /서울시 제공

'소각장'의 진화체, 자원회수시설은 문자 그대로 쓰레기를 시민에게 값어치 있는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력을 생산해 난방을 공급하고 수익도 발생시킨다. <더팩트>는 2회에 걸쳐 자원회수시설의 개념과 국내외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자원회수시설.' 쓰레기를 소각해 처리하는 시설을 일컫는 공식 명칭이다.

이 시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편한 쓰레기소각장이 아닌 자원회수시설로 부르는 이유는 이름에 그 해답이 있다.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와 난방열로 바꿔 지역에 공급하면서 '마을발전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양천·노원·강남·마포 등 생활폐기물 자원회수시설을 4곳 운영하고 있으며, 각 시설은 전력 또는 증기·온수를 생산해 지역에 공급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시 곳곳에서 수거 트럭에 실려 온 폐기물은 각 시설에서 2일 이상 파봉·혼합 등 숙정과정을 거쳐 최대한 균질한 연료로 재탄생한다. 이렇게 연료화해 소각로에 투입하고, 발생한 소각열은 보일러에서 고온고압의 증기로 회수한다.

양천과 마포 시설은 이 증기로 먼저 증기터빈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열을 인근 지역난방시설에 공급한다. 노원과 강남 시설은 증기 형태로 바로 지역난방에 공급한다.

이렇게 생산되는 전력은 연간 3894㎾h, 열은 154만G㎈이다. 가정 사용량으로 환산하면 전기는 약 1만2000가구, 열은 19만3000가구의 난방 에너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의 각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와 난방열로 바꿔 지역에 공급하면서 마을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마포자원회수시설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의 각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와 난방열로 바꿔 지역에 공급하면서 '마을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마포자원회수시설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특히 서울 4개 시설의 에너지회수효율은 국제적인 표준에 비춰봐도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은 에너지회수율이 2008년까지 허가시설은 60% 이상, 2008년이후 허가시설은 65%이상이어야 에너지회수형 소각시설로 인정하는데 네 곳 모두 이를 상회한다. 마포와 양천 시설의 회수율은 각각 평균 96%, 87%고, 강남과 노원도 76%, 70%다.

이렇게 많은 양의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것은 연료, 시설 운영, 설비, 입지 등 톱니바퀴가 적절하게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 생활폐기물은 연료적 가치가 높다. 석탄과 큰 차이가 없는 1㎏ 당 2800㎉의 열량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990년대는 1㎏ 당 2000㎉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음식물이 분리수거되고,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폐기물 내 플라스틱류가 증가하면서 연료로서 질이 높아졌다"며 "높은 효율 덕분에 자원회수시설의 설계 발열량을 초과해 소각량을 줄여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입지조건도 좋다. 자원회수시설, 지역난방시설, 대단위 주택단지가 가깝게 위치하도록 계획돼 있어 각 시설에서 회수한 열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시는 2026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마포 시설 지하에 생활폐기물을 하루 1000톤 소각할 수 있는 자원회수시설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상부는 업무·문화 시설, 공원 등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하고, 높은 굴뚝은 관광아이템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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