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서역세권 초등 배정 행정예고 후 갈등 여전
수서 신희타 ‘안전권 보장 어려워’ vs 율현초 학부모 ‘교육 선택권 침해'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의 초등학교 배정 문제를 두고 입주민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행정예고 이후에도 문제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앞 왕복 9차선 도로./수서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협의회 제공 |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의 초등학교 배정 문제를 두고 입주민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행정예고 이후에도 갈등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강남구서초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내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신희타) 주민 자녀들의 초등학교 통학구역 설정에 대해 행정예고했다.
수서역세권 A1·A2블럭과 A3블럭 일부(301·303·305·307동)는 인근에 위치한 율현초와 약 900m 거리에 위치한 자곡초를 공동통학구역으로 정하고 나머지 A3블럭(302·304·306·308동)은 2024년 말까지 자곡초를 임시통학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이번 행정예고의 골자다. 교육지원청은 오는 26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 후 연내 통학구역을 확정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이 다수인 신희타 예비 입주민들은 자녀들의 통학 안전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자녀·신혼 가구가 많은 수서역세권 신희타 예비 입주민들 대부분은 200m 거리에 위치한 서울 자곡동 율현초로 입학을 희망하고 있다.
신희타 입주예정자 협의회측은 교육지원청이 결정한 A3블럭 일부의 강제분산 인원과 협의회 차원에서 자원해 거리가 먼 자곡초를 선택한 인원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확인 결과 내년 자곡초로 강제분산 예정 인원은 75명으로 앞서 신희타 입주예정 학부모 중 자곡초로 입학하겠다고 자필 확인서를 작성한 인원인 66명과 9명 정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협의회 관계자는 "(자곡초 입학을) 자원한 학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나 아이의 통학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경우였다"면서 "하지만 강제분산으로 아이가 세 명인 집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첫째 아이를 혼자 등교시켜야 하거나 맞벌이로 저학년 자녀의 통학을 함께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의 초등학교 배정 문제를 두고 입주민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행정예고 이후에도 문제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오전 열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장자협의회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율현초 배정 촉구 결의대회'./안정호 기자 |
협의회 측에 따르면 A3블럭의 강제분산 인원 중 초등학교 1학년이 약 40%, 2학년이 25% 내외로 저학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약 900m 거리의 자곡초로 등교하기 위해 왕복 9차선인 횡단보도를 포함해 총 5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부터 인근에서 진행되는 백화점, 공공기관 등의 공사가 학생들의 통학길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행정예고를 한 강남서초지원청은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최적으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희타 측 뿐만 아니라) 기존 율현초 학부모들의 항의도 계속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관련법 등 전체적으로 자문을 받고 지원청 입장에서 최적안이라고 판단한 후 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쪽의 입장만을 들을 수 없고 기존 율현초 학부모와 신희타 학부모의 방안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부터 신희타 예비입주민 학부모들은 자녀의 초등학교 배정 문제를 두고 서울 강남구 자곡동 율현초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이번 행정예고에서 공동통학구역으로 설정된 A1·A2블럭과 A3블럭(301·303·305·307동) 일부의 내년 초등 입학인원은 161명으로 추산된다.
율현초 학부모들은 해당 규모의 신희타 예비 학생들이 배정될 경우 학교가 ‘과밀학급 상태’로 기존 학생들의 기본권·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교내 학급수를 증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존 음악실·실과실 등이 일반 학급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 선택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은 율현초와 관련한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급수 증설과 관련해) 학교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계속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과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vividoc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