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 뒤늦게 적용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9세 초등학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9세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오전 7시50분쯤 강남서 유치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 선 A씨는 '뺑소니 혐의 인정하냐', '피해 아동과 유족에 할 말 없냐', '당시 술을 얼마나 마셨나', '왜 직접 구호 조치하지 않았나' 등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호송차에 올랐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 중인 초등학생 B(9) 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신 뒤 차를 몰고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찰은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및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블랙박스·CCTV 분석 등 수사와 진술 확보, 법률검토 등을 거쳐 뺑소니 혐의인 도주치사도 추가해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A씨가 사고 현장에서 21m 떨어진 자택에 주차한 뒤 40초 만에 현장에 돌아간데다 인근 꽃집 주인에 신고를 요청한 점을 고려해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족 측은 제대로 된 구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년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 후문 인근에 단속용 무인 카메라와 서행 통과를 알리는 적색 점멸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