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29일 오후 본사에서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서울시와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출근시간대 운행률을 평소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관계자는 29일 오후 9시 58분쯤 "연합교섭단은 사측 제시안에 대해 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최종 교섭결렬을 선언했다"며 "교섭은 속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가 30일부터 파업 돌입을 예고한 가운데 이날 노사는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 결국 결렬되면서 이날 새벽 추가 교섭을 통한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파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본사에서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전날 오후 본교섭을 시작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약 22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고, 이날 오후 2시 재개했다. 그러나 10분 만에 정회했고, 이후 공식 교섭은 재개하지 않았지만 물밑에서 실무협상을 지속했다. 최대 쟁점인 구조조정을 두고 양측이 시행을 유보하는 쪽으로 의견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결렬 선언 직후 "오늘 교섭에서 사측은 인력감축을 유보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며 "유보라면 내년에도 안전인력 문제가 심각하게 시민의 안전문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29일 오후 본사에서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공사는 마지막 교섭을 진행하며 장시간 대화를 이어갔으나 노조가 정회 중 교섭 재개 없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장 첨예한 쟁점인 부족인력 충원 등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파업을 막기 위해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노조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2016년 이후 6년 만이자 통합 공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2016년에는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파업을 벌였으며, 2017년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와 통합 이후에는 파업이 없었다.

노사는 올해 협상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사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정원의 약 10%인 1539명을 감축하겠다는 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크게 반발하며 파업을 예고하며 협상을 진행했다.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와 함께 올 5월 심야연장운행을 재개하면서 노사와 서울시가 합의한 안전분야 등 인력 299명 충원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이태원 참사 등과 관련한 안전대책 수립 및 인력 확충도 요구조건에 포함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남용희 기자

시와 공사는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퇴직자, 협력업체 직원 등을 투입해 출근시간대는 지하철을 평상시 수준으로 정상운행하고, 혼잡도가 낮은 낮 시간대는 평시의 72.7% 수준으로 운행한다. 만약 파업이 8일 이상 이어지면 출근시간대는 평시 대비 100% 운행률을 유지하되 투입 인력 피로도를 감안해 비혼잡 시간대는 평시 대비 67.1~80.1% 수준으로 낮춘다.

출퇴근시간대 시내버스 집중배차시간을 30~60분 연장하고, 혼잡역사에는 전세버스를 운영한다. 또 자치구에 통근버스 운행을 독려하는 등 대체 수송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민 안전을 위해 경찰 투입도 요청했다. 배치된 경찰은 영업 방해자 및 운행 방해자 조치와 질서유지, 시설 보호 등 업무를 맡는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협상 타결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일방적인 결렬 선언에 따라 파업으로 이어졌다"며 "노조에 지속적인 대화 요청을 하는 등 협상을 통해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ne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