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이전 불법 의혹' 등을 제기하며 국민감사를 청구한 시민단체에게 감사원이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뉴시스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용산 대통령실 이전 불법 의혹' 국민감사를 청구한 시민단체에 감사원이 자료 보완을 요구해 기각을 위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8일 '대통령실 이전 국민감사청구 감사원의 보완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감사원에 제출하며 "보완 요구는 국민 감사청구와 관련한 법령 등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12일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의혹과 예산 낭비 등이 없었는지 감사와 조사가 필요하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국민감사 청구제도는 직권남용이나 예산 낭비 등의 부패 의혹이 있어도 국가기관이 나서지 않을 때 감사를 청구하는 제도다.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가 접수되면 감사원 내외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한 달 내에 감사실시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참여연대가 감사청구한 사항은 네 가지다. 대통령실‧관저 이전 과정에서 안보 관련 국방부의 의견이 묵살되는 등 직권남용 여부, 이전 비용 추계와 편성·집행 과정 불법성 및 재정 낭비 의혹, 건축 공사 계약 체결 부패행위,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 채용 과정 적법성 여부 등이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참여연대에 어떤 사항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를 명시하고, 청구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요구했다.

이 같은 감사원의 보완자료 요구가 부당한 처분이라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국민감사 청구규칙에는 '구체적인 사실'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라며 "감사청구 대상과 관련해 법령 기재 의무나 어떤 사항이 어떤 법령을 위반했는지 등을 적시할 의무도 부과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패방지권익위법도 감사의 범위를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로서 포괄적으로 기재하고 있다"며 "청구인의 청구 내용에 따라 감사의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 등은 이미 수많은 언론 보도, 국회 등에서 논의된 쟁점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 있다"며 "감사원은 보완의 필요성이 아니라 대통령실 이전 등의 과정 또는 그로 인해 발생한 공익의 현저한 훼손을 외면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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