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이태원 참사 1시간 25분 뒤에야 현장 도착
입력: 2022.11.06 13:54 / 수정: 2022.11.06 13:54

오후 11시 17분 출동 지시…11시 40분 첫 기동대 도착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 기동대가 사고 이후 1시간 20분여가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며 추모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 기동대가 사고 이후 1시간 20분여가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며 추모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이었던 지난잘 29일 경찰 기동대가 사고 이후 1시간 25분이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서울 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이태원 현장 배치 경찰 부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당일 현장에 11기동대 등 5개 부대가 투입됐다.

11기동대는 용산 일대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가 오후 11시 17분 용산경찰서의 출동 지시를 받고 11시 40분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5분이 지난 시점이다. 이어 77기동대가 종로에서 거점 근무를 하다 오후 11시 33분 서울경찰청의 출동 지시를 받고 11시 5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던 67기동대는 11시 50분 출동 지시 뒤 30일 오전 0시 10분에 현장에 투입됐고, 서초에서 근무 중이던 32기동대도 11시 50분 지시를 받고 익일 0시 30분쯤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51기동대는 오전 1시 14분 출동 지시를 받고 1시 33분에 도착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기동대 투입 지연 뿐만 아니라 당일 참사 전후로 신고 접수 및 보고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참사 약 4시간 전인 오후 6시 34분 "압사당할 것 같다"는 내용의 112신고가 있었고, 이를 포함해 11건의 관련 신고가 들어왔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일 고향인 충북지역에 머물면서 오후 11시 32분 상황담당관에게 사고 발생 문자를 수신했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11시 52분 상황담당관의 전화도 받지 못했다. 30일 오전 0시 2분쯤 서울청 상황실에서 경찰청 상황실로 상황보고가 올라갔고, 윤 청장은 0시 14분쯤 상황담당관과 통화하며 최초 보고를 받았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1시간21분 뒤인 오후 11시36분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에게 전화로 처음 상황보고를 받았다. 이어 오후 11시44분 경비과장에 가용부대 급파를 지시했고, 3분 뒤 위기대응체계 가동을 지시했다.

이 전 용산서장은 저녁식사 이후 9시 47분 이태원으로 출발해 오후 9시57분에서 오후 10시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했다. 그러나 교통 정체로 진입이 되지 않자 차량으로 계속 우회 진입을 시도했다. 결국 오후 10시55분쯤이 돼서야 이태원앤틱가구 거리에서 하차해 사고 50분 뒤인 오후 11시5분쯤 도보로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55분 동안 관용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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