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지점 일대 건물축 절반 이상 무단 증개축
경찰 특수본 "독립적 운영…객관적 진상 파악"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국가 재난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태원 사고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사상자와 가족에 구호금 지급 및 심리치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약 1조 원을 투입해 구축해온 재난통신망이 이번 재난 상황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찰, 소방, 지자체가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4세대 무선통신기기를 작년에 도입했으나 이태원 참사에선 활용 자체가 안 됐다고 조사됐다.
방 실장은 "어떤 문제가 있었고 누가 무슨 책임이 있는지 수사와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며 "빠른 개선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대본 산하에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사상자를 지원한다. 희생자 장례, 부상자 치료, 구호금 지급, 심리치료·상담 등을 제공한다. 총리실 국장이 센터장을 맡고,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에서 인력을 파견받아 1센터장 4팀으로 구성된다.
이날 정부는 사고 발생지 일대 건축물들이 무단 증개축 등으로 수용인원을 늘려온 사실도 확인했다. 현장 인근의 총 17개의 건축물 중 8개의 건축물이 불법 증축 등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 실장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에 시정명령을 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경찰청의 우종수 차장은 윤희근 청장이 보고를 늦게 받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감찰 결과 일부 문제는 확인했다"며 "수사로 전환한 만큼 객관적으로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셀프수사' 논란 등을 놓고도 "현재 경찰의 이태원 특별수사본부는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91명이다. 사망자 중 130명은 내국인이며 129명이 장례를 마쳤다. 외국인은 26명 중 7명 장례까지 완료됐다. 부상자 191명 중 158명은 치료 후 귀가했으며 33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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