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피해자단체 등 기자회견 "안전관리 책임 방기"
재난·산재 참사 피해자단체 등이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와 정부 대응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뉴시스 |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처 논란 속에 시민사회단체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재난·산재 피해자단체를 포함한 25개 시민단체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는 정부와 공권력이 안전관리 업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인재가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참사 전날인 금요일 저녁부터 조짐이 나타났고, 당일엔 경찰 신고가 있었음에도 정부 당국은 응당한 안전조치를 거의 방기했다"며 "안전관리 위반으로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통령이 먼저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행정안전부에 '안전'이 들어간 이유는 여러 재난에 대비해 주무 장관이 국민의 안전을 책임을 지라는 의미인데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휘체계상 혼잡경비에 필요한 기동대가 파견되지 않았고, 당면한 위험한 상황을 직시하고도 책임지는 조치를 안 했다. 법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참사 이틀 뒤 수습하기만 해도 벅찼던 그 시간에 경찰 정보국에서 작성했다는 문건이 알려졌다"며 "정부와 경찰이 겉으로는 애도를 말하면서 뒤로는 사찰하고, 정권의 안위에 골몰했다는 게 경악스럽다"고 했다.
재난·산재 피해 유가족들도 연대 발언에 동참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다시는 억울한 유가족이 생기지 않도록 8년 넘는 시간을 싸워왔는데, 이런 참사가 벌어진 데 큰 자괴감과 비통함을 느낀다"며 "무능하고 안일한 대처로 발생한 참사에서 정부는 입 다물고 추모만 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순미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범단체 빅팀스(victims) 위원장은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참사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4년 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그 행사에 주체가 따로 없다면 현 정부가 책임자"라며 "정부는 유족 앞에 사죄하고 거짓없는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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