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시민단체, 온라인 여론 동향 등
핼러윈을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틀 뒤 경찰이 시민단체와 여론 동향 등 정보를 수집·정리해 관계기관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헌우 인턴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핼러윈을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틀 뒤 경찰이 시민단체와 여론 동향 등 정보를 수집해 관계기관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SBS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정책참고자료' 보고서에서 '주요 단체 등 반발 분위기' 항목을 통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진보·보수 시민단체들 동향을 적었다.
일부 진보성향 단체는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로 정부 책임론이 확대될 경우 정권퇴진운동으로 끌고 갈 수 있을 만한 대형 이슈라며, 내부 긴급회의 개최 등 대응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기재했다. 다만 역풍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며 신중 검토 방침이라고 적었다.
한 여성단체가 성명을 통해 '사망자 중 여성이 97명, 남성이 54명으로 알려진다'며 여성 피해가 컸던 점을 거론한 내용도 있었다. 당장 여성안전 문제를 꺼내 들기는 어렵지만,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의 반여성정책 비판에 활용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분석했다.
보수단체는 윤석열 대통령 담화처럼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추모 분위기 속에 상황을 관망하는 방침이라는 동향을 기재했다. 일부 활동가가 당일 도심권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 인원 중 다수가 이태원에 합류했을 것이라며 촛불행동 측 책임을 주장할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온라인 특이여론으로 친여·친야 커뮤니티에 성향에 따라 사고 원인을 각 진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여는 대통령 퇴직 촉구 등 집회가 많아 경찰력이 부족했다고 주장하고, 친야는 2017년 폴리스라인 대처와 달랐다고 주장한다고 적었다.
보고서에는 빠른 사고수습을 위해 '장례비·치료비·보상금' 관련 갈등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민 애도 분위기 속에서 성금 모금을 검토하고 정부도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방자치단체 실무자 반응도 있었다.
고위공직자 입단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세월호 당시 모 여당 의원의 '교통사고 발언' 등이 이슈화되며 비난에 직면했다. 대통령보고 시각, 지시 사항 등을 분초 단위로 확인하며 집무실 이전에 따른 관저 문제와 연계해 미흡점을 찾으려는 시도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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