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가파른 골목에 3년 만의 인파…경찰·서울시도 도마
입력: 2022.10.31 00:00 / 수정: 2022.10.31 11:42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 왜 일어났나
이상민 "경찰·소방 문제 아냐" 빈축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을 방문해 소방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을 방문해 소방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좁고 가파른 골목에 인파가 넘친데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3년 만의 대규모 행사에 대한 서울시와 경찰의 안이한 대응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밤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해밀턴호텔 옆골목은 폭이 4m 남짓에 그치는 좁은 경사로 형태의 골목이다. 평소 5~6명이 지날 정도의 너비,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이어지는 특수성에 '핼러윈 데이'를 맞은 인파라는 조건이 맞물렸다. 이같이 좁은 공간에 행인이 꽉 들어찬 상황에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기자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의 출동은 비교적 늦지않았다는 평가지만 수백명이 엉켜있는 사고현장에서 구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골목에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19년 이후 핼러윈 데이 행사가 3년 만에 '노마스크'로 제한없이 재개된 조건도 작용했다. 사고 당일 이태원에는 10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역 지하철 이용자는 평소 5배인 약 13만명에 달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이같은 변수가 충분히 예상 가능했으므로 인파 통제와 안전대책 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의 대응은 방역이나 주차·청소 대책 등에, 경찰은 취객 단속 위주에 그쳤다.

실제로 이날 참사가 일어난 현장은 사고 발생 4~5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려 혼잡이 극심했으며 안전 사고 위험이 높았는데도 통제 인력이 없어 참사로 이어졌다. 오르막 길을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을 제한하며 통행 인원을 통제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후 7~8시께 촬영된 현장 영상에는 한 여성이 큰 소리로 올라오는 사람을 막고 내려가는 사람 먼저 통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면이 있으며 이 여성의 대응으로 무사히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하지만 중앙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이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사고 현장에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이지 않았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했다고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일 경찰력을 분산시킨 도심 시위가 문제라는 쪽으로 주장했지만 "배치 병력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은 한국 경찰의 집회시위 통제 능력에 비해 이태원 현장 관리는 뒤쳐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고 당일 저녁부터 이태원 일대 골목이 지나치게 혼잡하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이날 이태원 일대에 투입된 경찰은 130~140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평소 100명에 못 미쳤던 핼로윈 축제 투입 경력에 견줘 올해는 크게 증원했다는 입장이다.

47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한 경찰은 사고 현장인 해밀턴호텔 주변 CCTV를 확보해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SNS에 유통되는 현장 동영상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참사의 발단 등 전개 과정과 지자체의 대응에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 사망자는 30일 현재 남성 56명, 여성 98명 등 154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사망자도 26명으로 확인됐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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