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의 비극' 이태원 참사 153명 사망…"최악의 인재"(종합)
입력: 2022.10.30 19:34 / 수정: 2022.10.30 19:34

실종자 신고 계속 증가, 중상자도 56명 달해
서울시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 운영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경찰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경찰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는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는데도 미흡한 안전대책이 피해를 키운 '인재'라는 분석이다.

사망자 153명 포함 사상자 256명, 실종신고자가 4024명에 이르는 등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남기며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 온 안전불감증을 또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 늘어가는 사망자…이어지는 실종신고

30일 소방당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153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다치는 등 25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8년 전 304명이 희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피해다.

이번 사고로 사망자 이들 중에는 외국인도 20명 포함됐다. 국적은 각각 중국·이란(각각 4명)·러시아(3명)·미국·프랑스·베트남·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카자흐스탄·스리랑카·태국·오스트리아(각각 1명) 등이다

이번 사고로 숨진 인원 중 97명은 여성, 56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상자가 24명에 달해 사망자가 추가로 나오는 등 집계는 또 바뀔 수도 있다.

특히 실종 신고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70건 수준에서 오후 5시 4024건까지 급증하는 등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망자 시신은 일산동국대병원(20명),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이대목동병원(7명), 성빈센트병원(7명), 강동경희대병원(6명), 보라매병원(6명), 삼육서울병원(6명), 성남중앙병원(6명), 순천향대병원(6명), 한림대성심병원(6명) 등 서울·경기 지역 36개 병원에 나뉘어 안치됐다.

현장에서 구조된 20대 중국 국적 여성 A 씨는 뒤에서 엄청나게 밀렸다. 제발 밀지 말라고 소리 질렀는데 계속 밀었다. 주변에 있던 남자분과 키 작은 여자분은 죽었다. 제 친구는 병원에 갔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사진은 이태원 참사 현장./남용희 기자
현장에서 구조된 20대 중국 국적 여성 A 씨는 "뒤에서 엄청나게 밀렸다. 제발 밀지 말라고 소리 질렀는데 계속 밀었다. 주변에 있던 남자분과 키 작은 여자분은 죽었다. 제 친구는 병원에 갔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사진은 이태원 참사 현장./남용희 기자

◆ 생존했어도 트라우마…예견된 참사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29일 늦은 밤 벌어진 이번 참사는 역대 최악의 참사로 평가된다. 생명을 구한 이들도 잊지 못할 트라우마가 될 것이라고 토로한다.

현장에서 구조된 20대 중국 국적 여성 A 씨는 "뒤에서 엄청나게 밀렸다. 제발 밀지 말라고 소리 질렀는데 계속 밀었다. 주변에 있던 남자분과 키 작은 여자분은 죽었다. 제 친구는 병원에 갔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용산구청과 경찰 등은 3년 만에 맞이한 ‘노마스크 핼러윈’을 앞두고 야간 근무 투입 등 대비책은 마련했으나 부족했다.

특히 경찰의 경우 같은날 낮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진보·보수단체의 맞불집회에 상당수가 투입돼 이태원에는 평시 수준의 경력이 투입됐다고 정부는 파악했다.

용산구청도 그동안은 이태원 핼러윈 파티를 앞두고 구청장 주재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사전에 현장을 점검해 왔으나, 올해는 부구청장이 주재한 회의가 전부로 알려지며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을 방문해 소방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을 방문해 소방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있다./남용희 기자

◆ 세월호 악몽 잊었나…철저 원인 규명 필요

시민사회에서는 정부에 철저한 원인 규명 등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유족에 애도를 표하며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관리 인력 등 안전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발생한 참담한 사고"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로 가자는 사회적 다짐이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재단, 4·16연대도 성명을 내고 "이태원 참사 유족 고통에 함께 애통해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원하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함께 힘쓰겠다"고 위로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조치 당시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습과 피해자 치유에 큰 장애가 초래됐음을 정부는 꼭 유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사고 발생지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도 전원이 비상대응태세를 갖춘 상태다.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가동했다.

오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한 정부는 각 부처 역할에 맞게 사망자 유족 및 부상자에 구호금을 지급하고, 정부합동분향소 설치 등 장례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는 모든 행사를 중단하고 31일 아침부터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 용산구도 이태원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서울시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은 다음달 5일까지 조기를 게양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20다산콜센터 등에서 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영어 등 4개국어로도 실종자 신고 접수를 계속 받고 있다. 이밖에 02-2199-8660, 8664∼8678, 5165~5168 등 20개 회선으로도 접수 가능하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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