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세종대로' 보수·진보 각 주장 10만 vs 7만…노동계 5만
입력: 2022.10.29 19:08 / 수정: 2022.10.29 19:08

"문재인·이재명 구속" vs "윤석열·김건희 특검"
집회 인근 찾은 주말 나들이 시민들 불편 호소


촛불행동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조소현 인턴기자
촛불행동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조소현 인턴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비 내리는 용산역"…"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보수·진보 단체는 29일 시차를 두고 서울 '세종대로'로 결집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각 10만명과 7만명씩 참석했고, 노동계에서는 인근에서 5만명 규모 집회를 열었다.

보수 성향 자유통일당과 진보 성향 촛불승리전환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와 종로구에 걸친 세종대로에서 시차를 두고 주최 측 추산 각각 10만명과 6~7만명이 참석한 집회를 열었다. 촛불행동은 이날 광주와 부산, 춘천, 보령에서도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풍자한 '동백 아가씨' 울려퍼져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촛불행동은 세종대로에서 서울시청 쪽 차로에서 '윤석열 퇴진 12차 촛불대행진'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오후 5시30분쯤 본 대회를 진행한 뒤 시청에서 숭례문, 서울역, 남영역,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동백아가씨'와 '비 내리는 호남선' 등 대중가요를 개사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노래를 부른 이들은 '주가조작 허위경력 상습사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연단에 선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레고랜드 사태'를 언급하듯 "메시지가 경기를 만든다.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나. 귀로 듣고 의심하는 발언이다. 일본이 대한민국을 침몰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무너진 것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의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의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전광훈 목사 "문재인·이재명 구속해야"

이보다 앞서 4시간 전인 오후 1시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 성향 자유통일당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1만명 규모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 측이 오후 4~5시쯤 해산하면서 촛불행동 측과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았다.

오후 12시쯤부터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인근으로 모여든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을 구속하라''이재명을 구속하라'라는 글귀의 피켓과 태극기·성조기를 들며 노래를 불렀다. 주로 이들은 애국가나 군가, 아리랑을 부르며 '자유'와 '애국'을 강조했다.

연단에 선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을 반드시 북한으로 내쫓아야 한다. 가지 않는다면 서울구치소에 보내야 한다. 이승만·박정희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없는 것이다. 이승만·박정희를 인정하지 않는 자가 누구냐. 이재명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양대노총 공공노동자 총력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양대노총 '공공노동자 총력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노동계도 대규모 집회"불편하다" 시민 목소리도

이날 오후 2~4시에는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5만명 규모 '공공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이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 민영화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기동단 4개와 기동대 5개를 투입했다. 가족·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회 현장 인근을 찾은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보수 단체 집회 현장 근처를 찾은 경기 남양주 거주 허용재(49) 씨는 "오랜만에 딸과 쉬러 왔는데 시끄러워 대화도 할 수 없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 외국인들에게도 창피하다"고 했다.

진보단체 집회 현장을 지나던 김지훈(28) 씨는 "고막이 나갈 것 같다. 근처 카페는 못 갈 것 같아 결국 이동한다. 교통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친구와 대화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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