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입' 유동규 여파…수사망 피한 대장동 조력자들 긴장
입력: 2022.10.28 05:00 / 수정: 2022.10.28 05:00

유동규 "김용에 6~7억 전달…2014년 지선 때도"
대장동 직간접 관여자들, 다시 이슈화에 "당혹"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의 폭로성 증언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정국을 다시 집어삼키고 있다.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가 다음 관심사로 떠오른다./남윤호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의 폭로성 증언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정국을 다시 집어삼키고 있다.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가 다음 관심사로 떠오른다./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성 증언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정국을 다시 집어삼키고 있다.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가 다음 관심사로 떠오른다.

일각에선 대장동 수사를 비켜 간 조력자들에 주목하기도 한다. 검찰이 돌연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을 다시 살폈듯 수사 범위를 넓히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최근까지 계속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김 부원장이 비협조적이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 등 대장동 관련자들도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고 알려졌다. 김 부원장은 결백을 주장하며 항의 표시로 진술을 거부 중이라고 전해졌다.

대선 직후까지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받아온 검찰은 이번엔 다른 모습이다. 김 부원장 등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은 물론, 김 전 기자와 남욱·정영학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 800억 원에도 몰수보전을 청구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특히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이 차츰 거론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 남욱 변호사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 최측근인 김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에게 선거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간담회에서 '유동규 최측근설'을 부정하며 "김용, 정진상 정도는 돼야 최측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에 돈을 전달했다는 증언은 유 전 본부장 입을 통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그는 석방 후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김 부원장에게 남욱이 마련한 6억~7억 원 정도를 직접 전달했다"며 "2014년에도 1억 원을 전달했으나 이는 새발의 피"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또 구치소에서 풀려난 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정 실장한테는 지방선거 때인 2014년, 2020년에 현금 수천만 원을 전달하고 명절마다 고가의 선물을 보냈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정 변호사측도 지난 24일 대장동 재판을 마치고 나와 "돈을 만든 사람, 갖다 준 사람, 전달한 사람이 똑같은 얘기를 하는데 김 부원장 혼자 다른 소리를 한다"고 말을 보탠 바 있다.

다만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에 직접 돈이 흐른 증거는 없다. 통상 정치자금 자체가 비밀스러운 거래인 만큼 자금 추적을 피할 장치를 만들어 놓는 까닭에 유 전 본부장 등의 증언 신빙성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최근 귀국했는데"…대장동 조력자들 다음 행보는

유 전 본부장 등의 돌출 행보에 이 대표 쪽만 난감해진 것은 아니다. 당시 대장동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이들 사이에서는 다시 긴장의 분위기가 맴돌고 있다고 전해진다.

수사망을 벗어난 천화동인6호(조우형 씨, 조현성 변호사), 천화동인7호(배성준 전 기자)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 각각 282억 원, 121억 원을 배당받은 이들은 최근까지 참고인 조사는 받은 적 있으나 기소되진 않았다. 그 사이 조 씨는 지난해 서울 성수동의 본인 명의 빌딩을 매각해 현금화했고, 배 전 기자는 부산 기장군의 70억 원짜리 건물주가 됐다.

최근 검찰이 몰수보전을 청구한 천화동인 수익 800억 원 가운데 6,7호의 자금도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재창 씨의 입을 향한 시선도 많다. 그는 '대장동 모의고사' 격으로 일컬어지는 위례신도시에서 가장 큰돈을 벌었다고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자다.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와 관련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한때 유 전 본부장 및 남욱·정영학 등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하며 사이가 멀어졌다고 파악된다.

대장동 사업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분양 관계자 등 로비자금을 보태거나 조달을 도운 조력자들 중 유야무야 수사망을 벗어난 인물이 많다"며 "이들도 당시 돈의 흐름을 잘 알고 있어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문제가 공론화하자 미국 등 해외로 도주했다가 관심이 꺼진 줄 알고 최근 돌아온 사람도 몇 있다"며 "마침 이슈가 또 터지면서 대부분이 몹시 긴장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chesco1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