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우 형태와 비슷한 마드리드…"벤치마킹하기 적절"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럽 최대 빗물터널을 찾아 서울 빗물터널 적용방안을 모색했다. 오 시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아로요프레스노 저류조에서 마르타 로페스 산체스(Marta López Sánchez) 마드리드 하수도과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
[더팩트ㅣ마드리드(스페인)=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럽 최대 빗물터널을 찾아 서울 빗물터널 적용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홍수예방에 더해 하수정화 기능에 관심을 보였다.
오 시장은 27일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 만사나레스 강에 위치한 아로요프레스노 빗물 저류조를 방문했다.
이 시설은 유럽 최대 지하 빗물저류조이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의 선진사례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마드리드는 외곽의 만사나레스 강을 따라 설치한 36개 빗물저류조와 대규모 집수관을 통해 도심지 침수를 예방한다. 이 집수관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아로요프레스노 빗물 저류조는 만사나레스 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축구장 5개 규모, 저류용량은 약 40만㎥다. 비가 내리면 1차적으로 이곳에 빗물을 저장했다가 집수관을 통해 강 하류의 빗물저류조인 '부타케 탱크'로 보낸 후 강으로 방류한다.
마드리드는 평소 강우량은 많지 않지만 갑자기 폭우가 내리는 패턴을 보인다. 이 저류조가 꽉 차는 경우는 1년에 평균 2회 정도라는 설명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최근 서울의 강우 형태와 유사한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유럽 최대 빗물 저류조인 아로요프레스노 저류조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
특히 이곳은 홍수 방지 뿐만 아니라 빗물을 저장하면서 1차적으로 하수처리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바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기능도 하는 셈이다. 또 가뭄 등으로 하천 수위가 낮아졌을 때 이곳에 저장된 물을 방류하는 댐의 역할도 한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현지 관계자에게 이런 기능과 특성에 대해 자세히 물으며 서울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시는 올 여름 집중호우를 계기로 방재성능목표를 10년 만에 상향하고, 침수에 취약한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3곳에 2027년까지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시찰을 마친 뒤 "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히 큰 지하 시설물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며 "이걸 만들면서 홍수예방 기능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강의 수질 오염을 생각해 정수시설에도 매우 신경을 썼다는 점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사실 지난 10년 정도를 돌아보면 이제는 장마철을 분류하기 힘들 정도로 강수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며 "이 시설이 우리가 벤치마킹하기에 굉장히 적절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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