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유도제 상습투여 성범죄' 의사 무죄…의료법 등만 유죄
입력: 2022.10.20 13:34 / 수정: 2022.10.20 13:34

검찰, 징역 18년 구형…징역 2년·벌금 500만원 선고

서울 강남 한 병원에서 여성 환자들에 전신마취 유도제를 투약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서울 강남 한 병원에서 여성 환자들에 전신마취 유도제를 투약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서울 강남 한 병원에서 여성 환자들에 전신마취 유도제를 투약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의료법 위반과 일부 폭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성범죄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강간과 준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폭행, 의료법 위반, 업무상위력에의한 추행, 피보호자간음 등 8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52) 씨에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을 선고했다. 다만 강 씨 측이 신청한 보석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강 씨 측이 인정한 의료법 위반과 일부 폭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성범죄 혐의 등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병원을 운영하며 환자에게 불법으로 약물을 투여하고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범행의 횟수와 경위를 비춰볼 때, 책임이 매우 무거워 의사로서 직업윤리를 가져야 할 피고인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 씨는 서울 강남 개인병원을 예약제로 운영하며 치료 목적이 아닌데도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상습 투여하고 의식을 잃은 여성 환자 4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1명은 이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해서 추행, 강간, 폭행을 이어온 혐의와 진료기록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진료기록부 18매와 피부관리기록지 8매를 허위 작성하고, 2018~2021년까지 62회에 걸쳐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본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피해자 조사와 병원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지난 4월1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같은 달 8일 강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같은 달 27일 강 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 직후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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