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연기해달라"던 전주환…스토킹 혐의 1심 징역 9년
입력: 2022.09.29 12:28 / 수정: 2022.09.29 12:28

서울중앙지검, 신당역 살인 사건 보강 수사 진행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불법 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동률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불법 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불법 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전 씨는 국민들의 관심이 시간이 지나면 누그러질 것이라며 선고 연기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촬영물등이용협박)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전 씨는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살인 사건 병합과,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 시선과 언론의 관심이 누그러질 것이라며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 씨는 "병합도 있고 국민들 시선과 언론보도가 집중돼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누그러지도록 선고를 최대한 미뤄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병합을 검토했으나 이미 심리는 선고가 가능할 정도로 이뤄졌고 살인 사건도 별개로 선고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이날 선고한다고 밝혔다. 항소심에서도 병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고 전 재판부는 피해자와 유족에 애도와 위로를 나타냈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4일 피해자 스토킹 신고 이후 (경찰의) 경고를 받고 수사가 진행되는데도 추가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피해자를 살해하는 참혹한 범행에 이르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별도 재판이 진행되겠지만 스토킹 등 범행에 대해서는 경위나 방법, 수단과 추가적인 범행으로 피해자는 사망한 것까지 고려해 피고인에 일반적인 형보다 높은 형을 진행한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40시간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선고 직후 피해자 측 변호인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드리지만 생전 모습을 생각하면 어떠한 처벌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추가 범행에 검찰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피고인은 (오늘도)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A씨에 불법 촬영물을 보내고 350여 차례 문자나 메신저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고소하자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합의를 요구하며 문자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7일 성폭력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 씨를 고소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전 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당시 법원은 "주거지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A씨는 지난 1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 씨를 2차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2월과 7월 전 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후 두 사건은 법원에서 병합됐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전 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지난 15일로 예정됐으나 전 씨는 전날인 14일 오후 9시쯤 A씨가 근무 중이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흉기로 휘둘러 살해했다.

당시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현장에서 전 씨를 진압해 경찰에 넘겼다. 전 씨는 약 1시간10분 동안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다 피해자가 여자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 씨가 중형을 구형받자 앙심을 품고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으로 피해자 정보를 조회한 뒤 계획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서울교통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음 달 초 전 씨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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