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시민들 착용…'답답했다' 목소리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6일부터 실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가 약 1년5개월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아직은 위험하죠. 사람들 아직 쓰고 있잖아요." "진즉에 했었어야 했는데 그동안 너무 심했어."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점심시간에 가까워지면서 식사를 위해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있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됐으나 대부분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가 약 1년5개월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 5월2일 일반적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뒤 '50인 이상' 장소만 의무로 남았지만, 이날 야외 집회와 공연, 경기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해제됐다.
다만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고령층·면역저하자·미접종자 등 고위험군 및 고위험군 밀접 접촉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가운데 함성·합창·대화 등 비말(침방울) 생성이 많은 상황 등은 실외 마스크 권고 대상이다.
그동안 답답했다며 이번 조치가 적절했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팽했다. 다만 대부분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미국에서 건축업을 하다 최근 일정상 국내로 귀국했다는 50대 남성 이모 씨는 해외는 대부분 의무가 해제됐는데 한국만 민감하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우리나라만 너무 불편하지 않냐. 세계적으로 대부분 하지 않는 추세다. 미국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주가 별로 없었다. 그냥 단순 감기로 생각하는 분위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우리나라만 규제가 심한 것 같다. 진즉에 했어야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풋살장에서 시민이 걸어둔 마스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뉴시스 |
반면 20대 여성 A씨는 "아직은 위험하다. 사람들이 아직도 쓰고 있지 않나"라며 "저희 할머니가 요양시설에 계시는데 돌아가실 때까지 뵙지 못할까 걱정이다. 사람들이 조심스러워하는데 너무 성급한 것 아닐까"라고 우려했다. 요양병원·시설 대면접촉 면회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돼 어색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김모 씨는 "쓰다 보니 안 쓰면 불안하다. 습관이 된 것 같다. 이번에 실외 착용 의무를 완전히 해제했지만 실내는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년층이 많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도 걱정이 많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원에서 산책하는 노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턱에 마스크를 걸치기도 했으나 금세 올리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70대 남성 김모 씨는 "내 몸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지난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았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은 한번 걸리면 바로 죽을 수도 있다"라며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권고 사항을 적절히 준수하면 이번 완전 해제 조치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실내 착용 해제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중단해도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권고 대상은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확진자가 많이 줄기는 했으나 아직도 꽤 많이 나오는 상황이기에 실내는 올겨울을 지나 결정해도 늦지 않다"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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