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툰베리들' 서울에 모인다…오늘 2만 기후정의행진
입력: 2022.09.24 00:00 / 수정: 2022.09.24 00:00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개최…서울시청∼숭례문 행진

24일 오후 서울시청∼숭례문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진행된다. 주최측은 약 2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대학로 기후정의 세계공동행동 집회에 참여한 한 외국인이 피켓을 들고 있다./이새롬 기자
24일 오후 서울시청∼숭례문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진행된다. 주최측은 약 2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대학로 기후정의 세계공동행동 집회에 참여한 한 외국인이 피켓을 들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이전에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불이 났다고 알리는 집회였다면, 올해는 그 불을 누가 낸 것인지를 밝히는 행진입니다."

한재각 기후정의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24일) 진행되는 ‘기후정의행진’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주최측은 서울시청∼숭례문에서 이뤄지는 집회에 최소 2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집회를 주도하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원회는 기후위기 실태에 공감하는 350여개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및 협동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멈췄던 집회를 3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된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한 위원장은 "정부와 기업이 탄소중립 등을 약속하며 기후위기를 해결할 것처럼 말했지만 오히려 상황은 악화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기후위기 해결을 게을리하는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 다시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3년 전 ‘기후위기비상행동’이란 이름으로 연 첫 집회의 이름을 ‘기후정의행동’으로 바꾼 점 역시 눈길을 끈다. 단체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이미 알려진 만큼, 이제는 정의의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직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후위기가 촉발한 코로나19와 폭우 등 재난에 따른 불평등은 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기후정의행동의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폭우로 일가족 3명이 반지하에 갇혀 사망한 사건은 전형적인 기후부정의 사례"라며 "그들은 온실가스 배출도 거의 안 하지만 재난 불평등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해결에 가장 관심이 큰 쪽은 단연 청소년들이다.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2050년까지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했으나 상황은 쉽지 않다.

유엔산하세계기상기구(WMO)가 유엔환경계획 등과 조사를 진행해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기온은 2030년이 되기도 전에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후정의 세계공동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상징하는 붉은 지구를 굴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지난해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후정의 세계공동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상징하는 붉은 지구를 굴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김보림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도 이번 행진에 동참한다. 그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청소년 19명이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너무 낮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나, 환경부는 ‘법률 조항의 효력을 받지 않는 제3자’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 활동가는 "청소년들의 기후헌법소원을 계기로 앞뒤가 다른 정부의 모습을 보게 됐다"며 "국민 앞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얘기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의지조차 없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행사는 2018년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벌인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계기로 처음 시작됐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는 154개국에서 매년 9월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9년 시민 5000여 명이 서울 대학로에서 보신각까지 행진하며 첫 시위를 벌였다.

이번 집회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제천간디학교의 이철수 교사도 그중 한 명이다. 학생 40명과 함께 서울에 온 그는 "학생들이 제작년부터 자발적으로 학교 내 단체를 만들어 사회적 실천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생태적 감수성이 높아 행진에도 먼저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스스로 기후위기의 피해를 받게 될 1차 당사자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성세대인 저도 미래세대의 위기를 방관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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