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논란 발 빼는 정치권…일선경찰 '냉가슴'
입력: 2022.09.15 00:00 / 수정: 2022.09.15 01:10

직협, 전국단위 조직 출범 후 대응책 재논의

현재 국회에서 경찰국 신설 등에 관한 대응책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등이 경찰국 신설 직전인 지난 7월부터 거론돼왔으나 약 2달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더팩트DB
현재 국회에서 경찰국 신설 등에 관한 대응책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등이 경찰국 신설 직전인 지난 7월부터 거론돼왔으나 약 2달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더팩트DB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법적 대응 등을 통해 경찰국의 적절성을 따지겠다던 야권 약속이 흐지부지되면서 경찰 안팎에선 실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무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까지 출범한 상황이라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국회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에 관한 대응책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등이 경찰국 신설 직전인 지난 7월부터 거론돼왔으나 약 2달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과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비판해 왔으나 공청회 개최 등 전반적인 논의는 민주당이 주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실질적인 대응책은 당내 현안에 밀려 뒷전이 된 모양새다. 최근 전당대회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다가올 국정감사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경찰국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당헌 개정과 전당대회 때문에 경찰국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당 대표 수사, 앞으로는 국감까지 겹치면서 경찰국 이슈에 당력을 모으기는 뒷받침 안 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경찰국 신설에 줄곧 비판 목소리를 내온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권한쟁의심판 등은 민주당 혼자 내면 헌법재판소가 각하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당에서 경찰 출신 의원들조차 협조적이지 않은 탓에 실효적인 대응책이 과연 있을지조차 어둡게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을 둘러싼 공방은 법조계에서도 관심이 컸던 사안이라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전범진 변호사는 "행안부 조치를 명확한 불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지만 다퉈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조직법 7조1항은 ‘행정기관장은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으나 행안부 장관 사무에는 치안이 없다"며 "이런 토대에서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사실상 통할하는 지휘규칙 제정이 과연 정당한지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직협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국회에서 경찰국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현실이라며 직협이 다시 목소리를 내는 방안도 있지만 다음 달 초 전국 직협 회장 선거가 있어 전부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워 한다고 우려했다./주현웅 기자
직협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국회에서 경찰국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현실"이라며 "직협이 다시 목소리를 내는 방안도 있지만 다음 달 초 전국 직협 회장 선거가 있어 전부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워 한다"고 우려했다./주현웅 기자

가장 답답한 쪽은 일선 경찰관들이다. 릴레이 삭발과 함께 약 47만 명의 경찰국 반대 입법청원 시민을 모았는데도 진전된 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달 전국 단위의 경찰직장협의회가 출범 예정이라 오히려 내부에선 경찰국 관련 발언을 꺼내기 힘든 분위기라고 한다.

직협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국회에서 경찰국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안 보인다"며 "직협이 다시 목소리를 내는 방안도 있지만 다음 달 초 전국 직협 회장 선거가 있어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워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찰국 관련 얘기를 꺼내면 직협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면서도 "우선은 숨 고르기를 하며 전국 직협부터 출범을 시키고, 이후 새로운 투쟁 동력 마련 및 경찰제도발전위 감시에 주력하자는 여론이 많다"고 밝혔다.

경찰 일부에선 국가경찰위원회의 역할론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 경찰관은 "직협이 모은 시민들의 입법청원을 국가경찰위에 우선 제출해 논의하는 게 어떻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경우에 따라 민변 등 법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는 방안도 언급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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