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찾기유니온, '무늬만 프리랜서' 법률구제 촉구…근로감독 청원인단 구성
권리찾기유니온은 14일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구단 112곳의 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청원인단을 모집한다"며 "스포츠 산업 노동자들의 권리를 회복할 사회적 연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주현웅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구단 감독 등 스포츠 산업 종사자들이 회사의 지시를 받고 일하는데도 프리랜서로 계약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에 나선다.
권리찾기유니온은 14일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구단 112곳의 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청원인단을 모집한다"며 "스포츠 산업 노동자들의 권리를 회복할 사회적 연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스포츠 산업계의 부당노동 실태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으나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지시로 업무를 이행하는 등 실질적인 노동자들이 4대보험 납부 대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3.3%)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지위가 사업자인 탓에 대부분이 퇴직금도 못 받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에 구단 등 사측과 공방을 벌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지만, 대개의 회사가 비용을 지급하는 대신 법정 다툼으로 이어 간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지난 6월 부산고용노동청은 부산아이파크 축구단을 떠난 유소년지도자들을 노동자로 보고 구단에 퇴직금 지급을 명했다. 그러나 구단을 이끄는 HDC스포츠는 75일 동안 지시를 이행하지 않다가 관할 노동청에 퇴직금 지급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
E-스포츠 구단인 DRX의 경우 올해 1월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김정수 감독을 해고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했다. 이에 김 감독의 원직 복귀 및 공백 기간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으나 DRX는 소송을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우정 K리그 부산아이파크 유소년팀 전 감독도 참석했다. 그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자성이 인정돼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구단이 시정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아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최 전 감독은 "2007년 입사해 항상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구단 차량을 이용할 때도 팀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며 "14년 동안 일한 제게 계약 만료를 통보한 구단은 프리랜서란 이유로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8시간이 넘는 대질조사와 수백 페이지의 증빙자료를 제출해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을 땐 매우 기뻤다"며 "하지만 구단이 퇴직금 지급 대신 소송을 선택하면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법정 공방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최근 게재된 채용 공고만 봐도 스포츠 산업 내 프리랜서·개인사업자 계약형태가 39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는 11월 22일까지 공동청원인단을 구성해 프로스포츠 기업 및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체육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근로감독 청원운동을 전개한다.
DRX 부당해고 사건의 법률대리인 이언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노동위원회의 전문성 있는 판정이 스포츠구단의 자금력 앞에 농락당하는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실태"라며 "상위 0.1%만이 스타 선수가 되고 대부분은 노동자로 지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최대한 힘쓰겠다"고 밝혔다.
chesco1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