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동안 의식 잃은 아이, 아무도 발견 못해 사망...안전요원 적법 배치 '의문'
유족측 변호사 "그날 CCTV 상에는 안전요원 2명 밖에 없었다. 경찰도 확인"
[더팩트ㅣ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지난 6월 태권도 학원에서 단체로 홍천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 물놀이를 갔던 초등학생 A군(8)이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41일 만인 지난달 5일 끝내 숨졌습니다.
아이는 8분 동안 파도풀에 둥둥 떠 있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지 유족의 변호를 맡은 강대규 변호사를 만나 그날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강대규 변호사: 이 사건 발생 시각이 10시 40분경인데 파도풀 안내 표지판을 보면 10시 35분부터 45분까지가 파도가 치는 구간입니다. 아이가 파도가 치는 구간에서 자기보다 키를 훌쩍 넘는 그런 파도풀을 이용하다가 사고가 났고 중요한 것이 이제 오션월드 측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CCTV를 보면 그 대형 파도풀 안에 CCTV 상에 대형 파도풀 안에 있는 구조요원은 2명 밖에 없어요. 2명이 깊은 곳 쪽에는 2명이 있고 그러니까 물 안에 있으니까 지근거리 밖에 못 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망루 위에 올라가던가 높은 곳에서 전체적인 것을 조망하는 구조요원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 CCTV 상에는 전혀 보이지 않아요.]
강 변호사에 따르면 8명~10명은 있어야 할 안전요원이 사고 당시에는 2명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익수자가 발생하면 수 초 안에 구조를 시작해야 될 안전요원은 그날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날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한지 두 달, 아이가 사망한지 한 달가량 지난 시점에 찾은 오션월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파도풀에서 어린이 사망 사고가 있어 주의를 당부한다는 공지는 홈페이지에 게재되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보호자 없는 어린이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파도풀에는 안전요원이 총 8명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수심이 깊은 안쪽 외벽에 3명, 파도가 부서지는 위험구간에 4명, 파도풀 입구 쪽에 1명, 이렇게 총 8명이 있고 가끔씩 파도가 시작하는 지점 깊은 곳에 2명이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많게는 10명, 최소 8명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안전요원 배치 상황이면 익수사고는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미취학 아동이나 수영을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놀기에는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수심 1m 미만의 낮은 구간에서도 성인이 버티고 서있기 힘든 수준의 파도가 밀려옵니다. 키 120cm 미만의 아동들을 통제하기 위해 키를 재는 도구까지 들고 안전요원이 서 있지만 세심히 확인하지 않아 ‘무용지물’ 상태였습니다.
[기자: 자녀와 함께 파도풀 이용해 보셨나요?]
[오션월드 이용객A: (아이가) 좀 다쳐가지고 의무실 갔다 왔거든요... 마스크를 쓰면서 물이 이렇게 덮치니까 저도 숨이 막히니까는 저도 당황해서 제가 아이를 놓쳤어요. 마스크 착용하고 파도풀 자체는 좀 약간 공포스럽더라고요. 아이도 숨을 못 쉬고 저도 숨을 못 쉬고 막 다 그래서 이렇게 까지고 그래서...]
[오션월드 이용객B: 파도풀은 얘는 안 탄대요. 왜냐하면 파도풀 자체는 성인이 타기에 저한테도 위험했고요. 이 아이한테는 안 맞아요. 지금 125cm 이상 이렇게 타라고 하는데 안전요원도 그냥 뭐 옆에서 이렇게 보는 거 그거 외에는... 만약에 파도풀이 왔을 때 그거를 했을 때는 이미 아이는 뭐 정신을 잃거나 그러겠죠.]
탐사보도팀이 확보한 현장 영상과 강대규 변호사가 확인하고 온 사고 당시 상황을 크로스체크해 봤습니다.
[강대규 변호사: 엄청 크네 파도가]
[기자: 이 부분도 파도가 엄청 세게 오거든요...]
[강대규 변호사: 10시 35분 이전에 들어갔으면 이 큰 파도로 인해서 1차적인 영향을 받았고 아이가 뒤집어지는 순간은 40분에 41분 사이인데 이 파도에 영향을 받아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있네요. 이거는 성인들도 감당할 수 없는 파도고 이렇게 보면 안전요원이 이렇게 지켜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 안전요원이 여기도 안전요원이 바로 붙어 있고 이 안전요원들이 당연히 있어야 되는 자리인데 매우 간과했다고 보입니다. 이걸로 어떻게 이런 파도를 120cm 이하에 117cm의 아이가 혼자서 들어가서 놀게 하도록 하는지 이거는 굉장히 좀 굉장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이 시간대가 사고 시간대인데]
[강대규 변호사: 여기 지금 이렇게 다 있네요!]
[기자: 여기도 있고 여기는 2명이 있어요.]
[강대규 변호사: 여기 여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기자: 근데 CCTV 상에서는 이 안쪽에 2명이 있었다는 거죠?]
[강대규 변호사: 맞습니다. CCTV는 이쪽에서 비추고 있었어요. 여기 이쪽에서 이제 이쪽을 비추고 있고 이 사고가 이제 한참 가면 이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거고 여기 끝에 여기에 두 명만 있었어요. 이런 분들은 전혀 없었어요. 이런 분들도 전혀 없었고.
수상 안전요원은 여기 2명만 배치돼 있던 걸로 기억을 하고 네 그리고 여기 이런 위에나 위나 여기 여기나 전혀 배치가 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형광색 쪽 이때 여기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둥둥 떠다니다가 둥 떠다니다가 제3자가 와서 아예 끌고 가면서 이 CCTV는 여기서 이렇게 이렇게 비치는 CCTV였는데 그다음에 갑자기 여기서 여기서 안전요원들이 이렇게 막 튀어나와가지고 막 뛰어가더라고요.
안전 요원은 이렇게 지금 보니까 이게 안전요원들이 긴 빨간색 바를 들고 있잖아요. 네 그래서 안전요원들이 이렇게 배치되는 게 육안으로도 보이는데 전혀 없었고요 경찰에서도 이건 확인한 부분입니다. 경찰에서 CCTV를 봤을 때 안전요원은 없고 여기만 2명이 있다. 여기도 없다. 여기도 없었고 경찰에서도 확인한 부분입니다. 이 정도 혹은 이 정도만 배치돼 있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요 왜냐하면 아이가 여기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안전요원들은 육안으로도 아이가 이렇게 뒤집어져 있으면 그렇죠 아이를 구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고요]
[기자: 이 부분(안전요원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다)에 대해서 오션월드 측에서는 얘기는 없었던 거죠?]
[강대규: 네 없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오션월드가 부인하거나 그럴 수도 없는 것이 CCTV에 명확히 찍혀있기 때문에 부인할 수가 없는 부분이에요. 만약에 이 상황에서 아이가 엎드려서 떠다니다 바로 발견했겠죠. 이 라이프가드가 더 있었으면 바로 발견하고 바로 발견했겠죠. 발견을 했을 텐데 없으니까 발견을 못 한 거예요.]
[강대규 변호사: 경찰 CCTV를 봤을 때 안전요원이 안쪽에 두 명만 있길래 좀 이렇구나라고 그 정도 생각만 들었고 지금 보여주신 안전요원 배치도를 보니까 어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날은 없었거든요. 그럼 그 전날에는 있었는지 그 전 전날에는 있었는지도 의문이 들고요 이 사고 때문에 부랴부랴 배치한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들기도 하고.]
지금까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고 당시 오션월드 파도풀에는 적절한 안전요원의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령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수심 1m를 초과하는 풀에서는 면적 660㎡당 수상안전요원을 최소 1명을, 1m 이하는 1000㎡당 1명을 배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오션월드 파도풀은 수심 1m 이상 면적이 약 1800㎡, 1m 이하 면적이 약 4000㎡이므로 최소 7명 이상의 안전요원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또 수상안전요원을 감시탑에 2명 이상 배치해야 하며 감시탑 아래에 있더라도 수영장 전체를 볼 수 있으면서 즉시 입수가 가능한 감시탑 주변의 장소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션월드의 안전요원은 사고 당시 수심이 깊은 파도풀 제일 안쪽 구역에 2명만 있었습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불가능한 위치였습니다.
오션월드 측에 사고 당시 안전요원 배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을 해봤습니다.
[기자: 지난 6월에 일어난 어린이 사고 관련해서 취재 중인데 내용을 듣고 싶어서...]
[오션월드 관계자: 담당자분 연락은 드려볼 수 있도록 접수 진행을 해봐 드릴 수는 있습니다. 담당자분이 계신지 전화드릴지 여부는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오션월드 측에 사고 당시 안전요원 배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타 워터파크 안전요원 담당자에게 안전요원 배치를 어떻게 하는지 문의를 해봤습니다.
[A워터파크 관계자: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안전요원 배치 기준이 기술돼 있고 저희는 기준보다 더 높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도가 부서지는 구역을 다른 색깔로 표시하고 파도치기 전 안내 방송도 나옵니다. 또 안전요원들이 일렬로 배치돼 호루라기를 불면서 파도가 닥치기 전에 부서지는 구역에서 나가시라고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가 중대시민재해에 적용되는지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션월드는 중대시민재해 대상에 해당되는 공중이용시설입니다. 사망자 1명이 발생하거나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적용된다면 국내 최초로 적용되는 사례입니다.
중대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해 발생한 재해로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결과를 야기한 재해를 가리킨다.
[강대규 변호사: 파도풀의 관리 또 구조요원의 배치 구조요원의 관리 또 키가 안 되는 어린이가 입장하는 과정에서 아무 제재가 없었다는 점 이런 종합적인 관리 부실함이 있다고 보고요.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중대시민재해라고 할 수가 있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의율돼야 되고...]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북적이는 워터파크, 안전하고 재밌는 시설이라고 광고하며 수많은 어린이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안전에 관련된 시스템은 턱없이 부실한 상황입니다.
보호자가 한눈을 팔거나 부재중이더라도 충분한 안전요원이 배치된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를 했다면 이번과 같은 불행은 없었을 것입니다.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 기업들의 안일한 인식으로 인해 소중한 아이들의 희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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