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구타유발자야"…군악대장 인권침해·사단장은 무마 의혹
입력: 2022.08.29 11:18 / 수정: 2022.08.29 11:18

군인권센터 "인권위 군인권보호관 진정 제기"

육군 55사단 군악대에서 직속상관인 대장(소령급)이 상습적으로 소속 병사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내용을 보고 받은 사단장이 군사경찰 수사 사안이 아니라며 감찰 조사만을 지시해 2차 피해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육군 55사단 군악대에서 직속상관인 대장(소령급)이 상습적으로 소속 병사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내용을 보고 받은 사단장이 군사경찰 수사 사안이 아니라며 감찰 조사만을 지시해 2차 피해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육군 55사단 군악대에서 직속상관인 대장(소령급)이 상습적으로 소속 병사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내용을 보고 받은 사단장이 군사경찰 수사 사안이 아니라며 감찰 조사만을 지시해 2차 피해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55사단 군악대장이 최근까지 소속 병사들에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따돌림을 조장하는 등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육군 55사단 군악대장(소령급)은 소속 병사들에 △폭언 △외모 비하 △장애인 비하 △갈등과 따돌림 조장 △학력 차별 △폭행 △건강권 침해를 했다. 지난해 대장은 "너, 전공생이 맞냐? 내가 더 잘하겠다. 급이 안 맞아서 콘서트 세우겠냐"라고 폭언했다고 한다.

같은 해 6월에는 음악회 준비 도중 한 병사의 안무가 뻣뻣하다며 "장애인이냐"라고 비하했다고 한다. 특히 흡연하는 병사를 '흡파'라고 부르며 수시로 "얘네랑 어울리지 마라. 너희들도 물든다. 나랑 군 생활 틀어지고 싶으면 흡파 가입해라"라며 따돌림을 조장했다고 한다.

학력을 차별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센터는 "지난해 2월 한 병사의 글을 보며 '너가 글 쓴 것 보면 너 가방끈 짧은 게 다 티 난다. 저기 가서 공부 잘하고 대학 좋은 곳 다니는 선임들한테 검사받고 와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폭행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생활관 사령을 하던 중 유독 한 병사의 관물대를 지적하고 병사의 팔을 여러 차례 가격하며 '너는 구타유발자야'라고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반복돼 해당 병사는 사열 시간만 되면 몸이 떨리는 증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군악대장보다 후임인 본부대장(소령급)이 내용을 파악하고 사단 참모장에 보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참모장에게 보고받은 사단장은 해당 사안이 군사경찰 수사 사안이 아니라며 감찰 조사만을 지시해 2차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센터의 주장이다.

아울러 군악대장이 본인 신고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등 신고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가해자 분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예정됐던 감찰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날 오후 3시로 연기됐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감찰을 진행할 사단 감찰실장과 군악대장이 같은 교회를 다니는 등 평소 친분이 있어 제대로 된 감찰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에 군악대장의 인권침해 및 사단장 등 후속 조치에 관해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다.

다만 사건을 보고한 본부대장과 참모장은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본다. 임태훈 소장은 "육군은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피해자 보호 의무를 방기한 사단장과 감찰 관계자 등의 죄상을 면밀히 밝혀 엄중히 책임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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