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군인에 간접차별 해당"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형법상 추행죄는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형법상 추행죄는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인권위는 지난 24일 현행 군형법 제92조 6항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과 성소수자 군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헌재에는 현재 해당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 및 위헌법률심판청구 사건 12건이 계류 중이다. 인권위는 행위 주체·객체, 장소, 성적 강도, 강제성 여부 등 범죄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등 이유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봤다.
인권위는 "단순히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이라는 모호한 용어만을 사용해 규정하는데 죄형법정주의 내용인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며 "입법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으나 입법자가 성행위 구체적 태양까지 규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법의 최후 수단성·보충성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되며, 자신의 성적 지향 등이 외부에 알려져 군인이 받게 될 실질적인 불이익 등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겉보기에는 객관적 기준을 사용했으나 특정한 인적 속성을 지닌 집단에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차등적 대우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유도 발견할 수 없다"며 "간접차별에 해당하고 소수자 관용·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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