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의혹' 김순호, 대공특채 역대 최고위직…현직 26명
입력: 2022.08.19 05:38 / 수정: 2022.08.19 05:56

대공특채, 1981년 경찰공무원임용령에 처음 등장

경찰국이 공식 출범한 지난 2일 오전 김순호 신임 경찰국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찰국으로 출근해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경찰국이 공식 출범한 지난 2일 오전 김순호 신임 경찰국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찰국으로 출근해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밀정 의혹'이 제기된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의 입직 경로였던 '대공특별채용'으로 375명의 경찰관이 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도구로 운영된 흑역사가 있지만, 변화하는 치안 상황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국장과 같은 방식인 '대공특채'로 입직한 경찰관은 37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현재 26명이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김 국장이 입직한 1989년 대공특채 근거가 경찰공무원임용령 제16조 4항 4호로, 해당 조항에 따라 대공공작업무와 관련 있는 자는 대공공작요원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해 경장 이하의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대공공작업무 관련자를 요원으로 근무하게 하는 특별채용 조항은 1981년 7월18일 시행된 경찰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안 제30조 2항 4호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1983년 4월 시행된 개정 경찰공무원임용령상 해당 내용은 16조 4항 4호로 바뀌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1994년 12월31일 경찰공무원임용령이 일부개정되면서 '대공공작업무'는 '보안공작업무'로, '대공공작요원'은 '보안공작요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현재는 사이버보안수사와 안보수사 등 분야별로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청은 정확한 대공특채 시작 시점에 "장시간 경과로 관련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까지 기록상 대공특채로 입직한 경찰관은 퇴직자 349명을 포함해 375명이라고 설명했다.

대공특채로 입직한 현직 경찰관은 치안감인 김 국장을 포함해 총경 3명과 경정 4명, 경감 18명이다. /이동률 기자
대공특채로 입직한 현직 경찰관은 치안감인 김 국장을 포함해 총경 3명과 경정 4명, 경감 18명이다. /이동률 기자

대공특채로 입직해 가장 높은 계급까지 올라간 사례는 치안감급인 김순호 국장이다. 이외에 대공특채로 입직한 경찰관은 △경무관 1명 △총경 48명 △경정 99명 △경감 111명 △경위 43명 △경사 23명 △경장 9명 △순경 15명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공특채 경찰관의 퇴직 당시 소속은 현 직제에 따라 보면 △지역경찰 110명 △경무 102명 △안보 28명 △치안상황 20명 △감사 19명 △정보 17명 △생활안전 16명 순이다. 현직은 치안감인 김 국장을 포함해 총경 3명과 경정 4명, 경감 18명이다.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추진위원회 등은 1980년대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해 부천지부지역장을 맡던 김 국장이 1989년 4월 돌연 자취를 감춘 뒤, 경찰 수사가 전방위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당시 연락이 두절됐던 김 국장이 그해 8월 대공특채로 경찰에 입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밀정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김 국장은 "억측으로 밀고, 밀정 프레임이 씌워졌다며 프레임을 씌운 사람들이 입증해야 한다"며 부인하고 있다.

김 국장의 밀정 의혹 진위를 떠나, 그간 군사정권의 도구로 이용됐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1991년 경찰법 제정으로 내무부 치안본부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하고, '안보'의 개념이 확장돼 새로운 역할이 부여됐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2024년이 되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이 이관되는 만큼 경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환영받을만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선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옛날 대공분실 등이 없어지고 시대 변화에 따라 목적과 기능 등이 바뀔 수밖에 없다"며 "과거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시대는 끝났기에, 변화하는 안보 상황 속에서 2024년 '국정원보다 잘한다'는 평가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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