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설범 회장 등 피의자 조사 진행
대한방직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 형제의 홍콩 비상장 법인에 과도하게 투자했다는 등 배임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최의종 기자] 대한방직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 형제의 홍콩 비상장 법인에 과도하게 투자했다는 등 배임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12일 <더팩트>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정보이용금지)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대한방직 설범 회장과 김인호 대표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다.
소액주주 연합 대표 A씨 등은 설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약 1년 동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해 말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각하) 결정했다. A씨 등은 대한방직이 권 장관 형제에 돈을 댄 의혹이 있다며 내용을 추가해 지난 4월 고발장을 다시 냈다.
지난달 6·19일 각각 김 대표과 설 회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경찰은 배임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돈이 들어갔고 자금이 부족해 회수를 못한 것이라며 배임의 고의는 없었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A씨 등이 권 장관 형제 측에 대한방직의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이 있다면 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고발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권 장관 일가를 입건하지 않았다.
해당 사태는 대한방직이 2012년 8월 홍콩 비상장 법인 'TNPI HK' 등에 투자했으나 실패한 데서 불거졌다. 대한방직과 계열사 아세아세라텍은 TNPI HK와 관계사 TNPI 국내 법인에 2012년 수십 억원을 투자했다.
2012년 2월 설립된 TNPI HK는 권 장관 형과 동생이 운영한 회사로 커피빈 사업 무산 이후 존재만 유지하다 지난해 2월 해산 등기를 마쳤다. 이에 권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크게 주목받았다. 권 장관과 설 회장이 고교 동창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설 회장은 2011년 국회의원이던 권 장관에게 500만 원을 후원해 초과기부자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2017년 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하자 권 장관이 속한 법무법인 바른에 변호를 맡기기도 했다.
대한방직과 아세아세라텍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이었던 TNPI HK주식을 3만7000원 대에 매수하는 등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TNPI HK는 2013년 9월 추진하려던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빈의 중국 사업이 무산됐다.
주주들은 투자 실패를 겪었는데도 만회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없었다며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TNPI HK 등은 카페 사업 철수 당시 커피빈 본사 측과 분쟁을 벌이며 합의 대가로 약 1800만 달러(한화 약 212억 원)을 수령했지만 대한방직이 일체 금액을 배당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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