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개장…테마별 정원 눈길
광화문 광장의 재개장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관계자들이 마무리 작업과 개장 기념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이진하 기자] 'ㅕ,ㅑ'가 새겨진 테이블, 'ㅈ, ㅇ, ㅅ'이 새겨진 바닥.
개장식을 하루 앞둔 5일 프레스투어를 통해 둘러본 광화문광장 곳곳에는 이렇게 뜻모를 한글 자모음이 숨어있었다.
설명을 맡은 조용준 CA조경 소장은 세종문화회관 앞 놀이마당에 마련된 테이블 '모두의 식탁'을 가리키며 "모두의 식탁 양 끝에는 'ㅕ', 'ㅑ'로 된 모음이 적혀 있는데 정치권 여야가 화합을 이루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광화문광장이 집회와 시위가 아닌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 바닥에는 'ㅈ' 'ㅇ' 'ㅅ'이 금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장영실'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이 곳 뿐만이 아니라 광장 곳곳에는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당시 만든 자모음 28개가 숨겨져 있다. 숨은 한글을 찾고 그 의미를 추측해보는 것도 새 광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또다른 재미가 될 듯하다.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9개월의 공사를 마친 광장은 이전보다 전체 면적은 2.1배, 녹지 면적은 3.3배 커졌다. 공원 같은 광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도심 속 시민들의 쉼터라는 방향에 걸맞게 다양한 정원과 시설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나무들로 이뤄진 정원들이 광장 곳곳에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각각의 정원은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다.
시간의 정원은 공사 중 발굴된 사헌부 유구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배수로와 우물, 사헌부 출입문 터 등이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전시돼 있다.
사계정원에서 시간의 정원으로 가는 길은 행랑터로 '과거로 가는 길'이란 의미를 담아 바닥 모양도 궁궐에서나 볼 수 있는 문양으로 조성됐다.
광화문을 마주한 육조마당에는 앉음벽이 설치돼 광장을 걷다가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다. 광장 주변을 둘러싼 역사 수로에는 흐르는 물에 발음 담그고 앉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을 식혀 줄 분수도 여럿 설치됐다. 한글 분수와 터널 분수, 바닥 우물, 명량 분수 등에는 염소 정화 조치를 한 깨끗한 물이 흐른다. 조 소장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무더운 여름 안심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광장 곳곳에는 와이드 벤치와 흰색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시민들의 쉼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정원마다 주제별로 다양한 식물을 심어 활력 넘치는 녹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닫혀있던 광화문역 9번 출구도 새단장을 마쳤다. 역 내부는 광장 내 벤치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광장은 6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월대 부분은 오는 2023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