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이용규제 면제하는 '화이트 사이트' 도입 추진
동남아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복합개발단지 '마리나 원(Marina One)'을 찾아 "낙후된 서울 도심을 유연하게 복합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용산정비창 일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동남아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복합개발단지 '마리나 원(Marina One)'을 찾아 "낙후된 서울 도심을 유연하게 복합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30일(현지시간) 토지이용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 사이트(white site)'로 개발된 싱가포르 마리나 원에서 시찰했다.
화이트사이트는 개발사업자가 별도 심의 없이 허용된 용적률 안에서 토지의 용도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필지에 다양한 기능을 담을 수 있어 구도심 개발에 적용하면 지역 여건에 맞는 고밀 복합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리나 원은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개발단지다. 싱가포르는 계획단계부터 용도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창의적이면서도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화이트 사이트를 적용, 복합개발을 전폭 지원했다. 이 덕분에 용적률 1300%의 초고밀 복합개발과 마리나베이 풍광에 잘 어우러지는 유선형의 수려한 건축 디자인이 가능했다.
오 시장이 구상하는 도심 복합개발의 핵심은 주거, 상업, 공원 등으로 땅의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어떤 용도를 넣을지를 자유롭게 정하도록 해 유연한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 건물에 운동장 없는 학교와 초고층 수직정원 등이 동시에 들어가고, 건물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퇴근하는 생활이 가능해진다.
특히 신규 주택을 건설할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도심에 직주혼합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시 외곽에서 출퇴근할 때 발생하는 교통문제와 환경오염을 줄이고, 야간·주말에 텅 비는 도시가 아닌 24시간 활력이 끊이지 않는 도심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서울에 화이트 사이트를 도입하려면 국토계획법을 뛰어넘는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 시는 특례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특례법에 서울 도심의 특수성을 충분히 담은 세부방안을 담을 수 있도록 지난달 구도심 복합개발 TF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오 시장은 "도심 직주근접 주택공급은 출퇴근에서 발생하는 교통혼잡, 환경오염을 줄일 뿐 아니라 도시철도망 건설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예산, 배드타운 양산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지역개발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중앙정부와 협력해 도심 복합개발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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