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직격탄 '거제 상권'…"서로 양보해 끝냈으면"
입력: 2022.07.22 14:45 / 수정: 2022.07.22 14:45

하청업체 노사 막판 협상…대우조선 원청 노조, 금속노조 탈퇴 투표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을 나서면 주변에 많은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을 나서면 주변에 많은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거제=최의종 기자] "없어요. 없어. 식사 시간만 되면 대우 사람들이 꽉 찼는데 파리만 날려요."

거제의 지역경제는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거제시청을 기준으로 서쪽 장평동 삼성중공업과 동쪽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으로 고용 창출 효과가 상당해서다. 이번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파업의 영향도 만만치 않았다.

1970년대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대우조선해양)와 삼성조선소(삼성중공업)이 거제에 만들어진 후 거제 지역경제는 조선소와 함께해왔다. 그동안 대우조선이 흔들릴 때마다 거제 경제 역시 받는 여파가 적지 않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인근 상인들은 지난달 2일부터 시작돼 51일째를 맞은 하청지회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상인들은 하루빨리 노사가 협의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22일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20여년동안 삼겹살을 파는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힘들어 죽겠다. 원래는 점심이나 저녁만 되면 손님이 꽉 찼는데 이제는 한두 팀밖에 없다. 나름대로 장사 잘되는 식당이라 자부하고 있고, 항상 예약이 있었는데 요새는 없다"라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배달 건수가 절반이 줄었다고 한다. 그는 "점심만 해도 30~40건 들어오던 배달이 이제는 10~20건만 들어온다"며 "하루 이틀이면 다행인데 벌써 며칠 되지 않았냐"고 전했다.

조선소가 거제 상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누군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을 이끌기 보다는 노사가 협의를 거쳐 사태를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막 한식당을 개업한 지 3개월 됐다는 C씨는 "요즘에는 대우에서 점심 때 한두 팀 밖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 직원들이 상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노사가) 서로 주장만 말하는 것보다 양보하고 협의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변 상인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D씨도 "손님이 없다. 서로 양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인근 상인들은 지난달 2일부터 시작돼 51일째를 맞은 하청지회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최의종 기자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인근 상인들은 지난달 2일부터 시작돼 51일째를 맞은 하청지회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최의종 기자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정 △노조 사무실 제공 △일당 지급 기준시간 8시간 △재하도급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2일부터 대우조선 1도크를 점거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탱크톱 바닥에 철판을 용접해 감옥을 만들어 들어가 농성 중이다.

하청업체 노사는 이날 오전 8시쯤 협상 장소인 대우조선 금융센터 6층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 이날 두 차례 정회를 거친 노사는 오후 1시40분쯤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 오는 23일부터 대우조선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사실상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막판 쟁점인 손해배상 소송 제기 여부와 폐업한 협력업체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청노조 파업에 불만을 표현한 대우조선 원청 노조는 금속노조 탈퇴 찬반 투표를 이날 오후 1시 마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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