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후보자, 전국 직협대표단과 간담회…내부 진통 계속
윤 후보자는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직협대표단 19명과 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로 인한 경찰 조직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직장협의회(직협)를 만나 설득에 나섰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이견을 재확인한 직협은 다음 주부터 ‘경찰통제 반대’ 대국민 홍보전에 나설 계획이다.
윤 후보자는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직협대표단 19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경찰 지휘부가 직협에 소통 자리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경찰국 설치 철회를 촉구하며 릴레이 삭발, 단식투쟁 등 단체행동에 나선 직협의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자리였다.
윤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폭염과 장대비 속에서 직접 행동하고 나서는 모습을 보며 무한 책임을 느꼈다"면서 "표현 방법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모든 게 경찰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음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구호에 머물렀던 오랜 숙원과제들을 빠른 시일 내 현실화한다거나, 경찰관들이 자부심을 느끼도록 남은 경찰 생활을 다 바치겠다며 에너지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경찰의 처우개선 등 전반적인 복지 향상을 약속했다고 한다.
윤 후보자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계급을 떠나 국민을 위해 정말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나누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결국 같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대표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뉴시스 |
하지만 경찰국 신설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은 "경찰국 신설안이 당초보다 완화되면서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게 윤 후보자의 입장"이라며 "다음달 2일 경찰국 신설안이 공포되면 가처분 신청을 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더니 ‘어렵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직협회장은 "(윤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은 법 테두리안에서 행안부 장관이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얘기할 게 없다고 했다"며 "윤 후보자와 직협 간 입장 차이를 좁힐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직협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경북지역 직협회장은 "경찰국 운영 과정에서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훼손하는 부분이 생기면 행안부 장관에 적극 어필하겠다고 강조했다"며 "추후 도움이 필요하다면 요청하는 등 수시로 직협과 소통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내부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직협은 오는 25일부터 서울역·용산역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진행한다. 대규모 집회와 함께 국회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낼 계획이다.
또 경찰서장 직급인 총경들은 오는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찰 행정 최고 심의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도 경찰국 신설에 대해 "절차상 하자가 있고 내용도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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