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때리는 승객들…지하철 직원, '버튼' 누른다
입력: 2022.07.21 06:00 / 수정: 2022.07.21 06:00

신분증 녹음기 지급해 피해예방·증거확보 효과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의 자기방어를 위해 녹음기가 장착된 녹음기를 지급한다. 직원 폭행 현장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의 자기방어를 위해 녹음기가 장착된 녹음기를 지급한다. 직원 폭행 현장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 최근 서울 지하철 5호선 한 역에서 한 남성 취객이 아무런 이유 없이 CCTV, 구호용품보관함, 소화전 등을 주먹과 발길질로 부수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한 역 직원이 제지했으나 남성은 심한 욕설과 함께 직원 얼굴에 침을 뱉고 안경을 파손하는 등 약 5분간 일방적으로 폭행했고, 경찰에 신고하려는 다른 직원까지 폭행하며 도주를 시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런 상황에 놓인 직원들이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할 수 있도록 녹음기를 지급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시민들의 직원 폭언·폭행 접수 건수는 2020년 176건, 지난해 160건, 올 상반기 89건 등 매년 100건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피해 직원 수도 연도별로 204명, 215명, 116명이었다.

이런 폭언·폭행은 역사 내 마스크 착용 요청, 소란행위 등 무질서 행위 통제, 열차 운행 종료 후 다른 교통편 안내 등 업무를 수행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폭하게 시설물을 파괴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며, 흉기 소지자가 난동을 부린 사례도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신분증 녹음기.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신분증 녹음기. /서울교통공사 제공

이번에 지급하는 녹음기는 신분증을 수납하는 목걸이 형태로 뒷면의 버튼만 누르면 녹음이 시작된다. 유사시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녹음기로 채증도 가능하다. 사전 경고를 통한 예방 효과 뿐만 아니라 사후 법적 대응 시 증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사는 지난해 9월 바디캠 50개를 지급했고, 올 2월에는 신분증 녹음기 226개를 주요 101개 혼잡역과 보안관 소속 조직 등에 지급했다. 이번 물량까지 합치면 모든 역 직원과 지하철 보안관이 1인당 1개씩 활용할 수 있는 수량이다.

조규주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장은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은 다른 시민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니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도를 넘은 사건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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