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제 대규모 결의대회…정부·노동계 갈등 격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20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최의종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20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 파업을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금속노조 총파업 서울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역 12번 출구 앞에서 집결해 용산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삼각지역 인근에서 총파업 본대회를 가졌다.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제조 대기업이 포함된 국내 최대 산별 노조 금속노조 총파업은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0만여명이 참여한다. 앞서 4~7일 내부 찬반 투표 결과 투표 인원 85.1% 동의를 얻어 파업을 결의했다.
'노동중심 산업전환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한 조합원은 40여분 만에 삼각지역 인근으로 도착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4800여명 조합원들이 대회에 참석했다. 같은 시간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앞 거제 총파업 결의대회는 6000여명이 모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임금 착복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 투쟁만 법 처벌을 강요하면 그 화살은 똑똑히 정권을 향하게 될 것"이라며 "취임 두 달 된 정권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강공을 주문하고 장관들을 내세워 노동자를 비난하며 경찰 헬기를 조선소 위로 날려 공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정권 차원의 협박이 거제를 조여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정작 거제 상황은 다르다"며 "대화를 유지하고 결론을 만들기 위해 노조는 제시안을 조정하며 교섭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역할을 망각하고 사측의 대리인이 돼 노동자의 목을 조이려 안달인 윤석열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 생명은 5년이지만 우리 노동자는 이 땅에서 삶과 노동을 이어가야 하기에, 노동을 배제하고 탄압하며 부정하는 권력에 총파업이라는 경고장을 날리겠다. 금속노조가 생산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의지를 만들어 부당한 권력을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전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추 부총리,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동률 기자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업체지회(하청노조) 조합원 150여명은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지급 △노조 전임자 활동 보장 △단체교섭 인정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옥포조선소 5개 도크(배가 만들어지는 공간) 중 가장 큰 제1도크를 점거하기도 했다. 하청업체 측은 협력사 지불 범위를 벗어난 비현실적인 협상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천주교전국연합 등 6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7.23 대우조선하청노동자 희망버스 측은 오는 23일 오후 3시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 집결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국 24개 도시에서 총 2000여명이 버스를 타고 모일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 사태를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계 갈등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권력 투입을 고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산업 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라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19일 함께 헬기를 타고 파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에 공권력을 투입한 강제 파업 중단 조치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같은 질문을 받고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교섭대표 측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우조선해양 서문금융센터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거제로 이동해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노사를 각각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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