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강원 영월 민간인 희생사건도 진실규명
한국전쟁 당시 울산에서 민간인 60명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군인‧경찰에게 집단 학살됐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사진은 울산 온양읍 대운산 희생 장소./진실화해위 제공 |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한국전쟁 당시 울산에서 민간인 60명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군인‧경찰에게 집단 학살됐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전날 제37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울산 국민보도연맹 예비검속 사건과 강원 영월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울산 국민보도연맹 예비검속 사건은 1950년 6월 말부터 8월 사이 울산지역에서 민간인 60명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예비검속돼 군인과 경찰에 집단 희생된 사건이다. 예비검속은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것을 말한다.
사건 피해자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20~30대 남성이자 비무장 민간인이었으며, 울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일대와 청량면 삼정리 반정고개 일대에서 집단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화해위는 군과 경찰이 비무장·무저항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하고 살해한 행위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1기 진실화해위는 412명의 울산지역 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자들이 10여 차례에 걸쳐 집단 총살된 사실을 규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1월 24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은 "1기 진실화해위원회 때 누락된 피해자들이 있어 다시 진실규명을 결정했다"며 "권고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949년과 1951년 강원 영월군 하동면(현 김삿갓면) 내리 주민 6명이 좌익혐의로 대한청년단과 국민방위군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강원 영월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도 진실규명이 결정됐다.
희생자들은 농사를 짓던 민간인이었으며 그 중엔 60세 이상 노인 2명과 부녀자 1명, 두 살 아이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진실화해위는 두 사건 모두 국가가 희생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 및 명예회복 조치, 위령사업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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