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경찰장악은 오해"…현장은 "혹시나 했더니"
입력: 2022.07.13 00:00 / 수정: 2022.07.13 00:00

대구 방문해 '경찰국' 신설 설명…"이럴거면 왜 왔나",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경찰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경찰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행정안전부가 이른바 '경찰국' 신설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일선 경찰을 만나고 있지만, 반발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오는 15일 '경찰제도 개선 방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입장차는 오히려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경찰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영남지역 5개 경찰청(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소속 경찰관과 일반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안부와 경찰 지휘부는 이달 초부터 일선 경찰과 만나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을 설명해왔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경찰업무조직(경찰국) 신설로 경찰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생기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1시간20분가량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는 "장관께 경찰국 통제 방안 등 질문을 하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답변하는 식이었다"며 "고성이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서로 다른 입장 차이만 재확인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다른 직협 관계자는 "장관이 경찰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설명했지만, 뭔가가 부족하고 하는 말에 모순이 많았다"며 "경찰국 신설 발표 이전에 형식적으로 거치는 절차 같았다. 혹시나 기대하고 참석했으나 앞서 다른 지역 현장 간담회와 다를 게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경찰청 앞에는 영남지역 각 경찰서 직협 등 명의로 된 근조화환 20여 개가 세워졌다. 직협은 '권력의 하수인 거부한다', '권력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경찰이 되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경찰국 신설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강원도에서 열린 현장간담회도 반응은 비슷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전날 강원경찰청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안을 설명했다. 이 장관이 그간 강조해온 '법률에 따른 행안부의 권한 행사'가 주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강원지역 직협 관계자는 "모든 현장 간담회에서 똑같은 설명만 반복할 거면 도대체 왜 온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방적인 의견을 말하고 들으라는 얘긴데, 경찰청장도 아니고 장관이 왜 독립된 외청에 지시를 하나. 이 상황 자체가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직을 움직이고 도맡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선 일선 경찰이 단체로 퇴장하기도 했다. 전날 이형세 경찰청 외사국장(치안감)과 남부청 경찰직협 회원 60여 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한 회원이 '본청 지휘부 의견'을 묻자, 이 국장은 "현장 직원들 의견만 경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후 직협 등 관계자들은 경찰국 신설 반대 성명서를 전달하고 단체로 강당을 빠져나갔다.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지역 25개 경찰관서 직협회장들은 오는 13일 출근시간에 경찰국 신설 반대를 촉구하는 1인 피켓시위를 진행한다. 같은 날 종로구 조계사에선 삼보일배를, 다음 날엔 명동성당 앞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sp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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