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4명 참여…다음은 삼보일배·1인 피켓 시위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는 12일 오전 세종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서 마지막 삭발식을 진행했다. 지난 4일 돌입한 이후 8일 만이다./주현웅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릴레이 삭발은 멈췄다. 다만 앞으로도 침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는 12일 오전 세종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서 마지막 삭발식을 진행했다. 지난 4일 돌입한 이후 8일 만이다.
이날은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소속 이용재·박광열 경위와 전재구 경감 및 부산 남부경찰서 박현호 경위, 경남경찰청 김연식 경위가 참여했다.
모두 수십 년 동안 경찰에 몸 담았지만 지금이 최악의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전 경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청와대의 밀실인사 관행 혁파를 경찰국 설치의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말이 안 된다"며 "내무부 시절 경찰국 부활이 어떻게 그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30년 이상 경찰에 근무하고 있지만 요즘 같은 위기를 마주한 적은 없었다"면서 "지속적으로 경찰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세차고 꿋꿋하게 보태겠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그동안 삭발에 참여한 동료들을 바라봐온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박현호 경위는 이날 야간 근무인데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부산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세종까지 왔다고 한다.
그는 "10명도 안 되는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불과 한 달 만에 14만 경찰 조직에 대한 통제 방안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졸속임을 보여준다"며 "이런 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며 머리까지 밀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일선 경찰관들의 움직임이 혹여 집단행동으로 비쳐 징계 등의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사실이지만 이미 각오했다"며 "직협 동료들과 함께 경찰국 설치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열 경위는 처음 순경 배지를 단 27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선배들이 들려준 치안본부 시절 얘기는 듣기만 해도 끔찍했다"며 "물론 지금이야 그때처럼 고문 등은 없겠으나,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구조만으로도 경찰국 설치는 30년 전으로 회귀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의 업무는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이뤄져야 한다"며 "어느 공무원 집단과 비교해도 보수적인 경찰 조직 안에서 일선 근무자들이 왜 이렇게까지 나서는지 정부와 경찰 지휘부 및 국민 여러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소속 이용재·박광열 경위와 전재구 경감 및 부산 남부경찰서 박현호 경위, 경남경찰청 김연식 경위가 12일 오전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삭발식에 참여했다./주현웅 기자 |
직협의 릴레이 삭발에는 그동안 총 25명의 경찰관이 동참했다.
각각 고양경찰서 유희열, 양산경찰서 주동희, 군산경찰서 한왕귀, 흥덕경찰서 민관기, 삼산경찰서 윤홍선, 상당경찰서 장유석, 김해중부경찰서 김건표, 함안경찰서 이원환, 담양경찰서 백록영, 청원경찰서 강학선, 담양경찰서 백록영, 청원경찰서 강학선, 음성경찰서 김순호, 옥천경찰서 안유신, 보은경찰서 오영수, 남양주북부경찰서 정용도, 금산경찰서 김갑보, 창녕경찰서 임병규. 부산 남부경찰서서 박현호, 청주흥덕서 이용재·전재구·박광열, 경남경찰청 김연식 등이다.
민관기 전국 직협 회장은 "현재 경찰에게 꼭 필요한 일은 국민의 민주적 통제"라며 "우리 경찰이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일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들게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직협은 오는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삼보일배에 나선다. 다음 날에는 명동성당 앞에서 릴레이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chesco1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