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개한 수행평가 점수…인권위 "인권침해"
입력: 2022.07.11 12:00 / 수정: 2022.07.11 12:00

"헌법상 피해자 인격권 및 사생활 비밀·자유 보장 권리 침해"

학생 수행평가 과제 점수가 기재된 자료를 인터넷 공간에 게재하도록 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학생 수행평가 과제 점수가 기재된 자료를 인터넷 공간에 게재하도록 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학생 수행평가 과제 점수가 기재된 자료를 인터넷 공간에 게재했다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8일 학생 수행평가 과제 점수 자료가 인터넷 공간에 게재된 진정 사건을 조사한 뒤 해당 교사 B씨에 주의 조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A고등학교 교장에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부모는 수행평가 과제 점수가 기재된 자료가 인터넷 공간인 '구글 클래스룸'(온라인상 수업·과제 생성 및 제출 등이 가능한 학습관리·활동 시스템)에 게시된 것을 확인하고 B씨에 점수를 비공개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두 달 뒤 해당 내용을 비공개 처리했고, 해당 부모는 이 기간 피해자 점수가 반 전체 학생에게 노출돼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조별 수행과제에 학생들 참여와 활동을 독려하려는 뜻에서 구성원끼리 서로 합의해 과제 기여도에 따라 점수를 주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클래스룸은 점수 게시 공간이 아닌, 학생들 조별 수행평가 작업 공간으로 점수가 공개됐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개인 성적·점수는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성적 열람은 본인 학업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제3자에 공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개인정보'라며, 헌법상 피해자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인터넷 특성상 정보가 일단 공유되면 원 게시글을 삭제해도 추가로 전파되는 것을 통제하기 사실상 불가능한데,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같은 반 학생이 자유롭게 다른 학생 과제 점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공개를 원하지 않은 피해자에 적지 않은 피해를 초래한 것"이라고 밝혔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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