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적자' 대장동 일당까지…성남FC 후원기업 살펴보니
입력: 2022.07.08 05:00 / 수정: 2022.07.08 10:12

푸른위례·두산·알파돔시티 등 '2014~2022년 광고 후원금 현황'

경기남부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기로 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핵심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관련한 대가성 여부다./이선화 기자
경기남부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기로 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핵심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관련한 대가성 여부다./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주현웅·김이현 기자] 경기남부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기로 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핵심은 대가성 여부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선 "이재명 시장이 재임 당시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FC에 대한 후원금을 유치하고 기업들에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며 뇌물 혐의 등을 주장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선 성남시장이었던 2014~2018년에 주목한다. 이 기간 성남FC의 후원금 규모가 다른 때보다 최대 5배가량 크기 때문이다. 이 의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서 등장하는 기업들이 후원에 나선 때이기도 하다.

<더팩트>가 확보한 ‘2014~2022년 성남FC 광고 후원금 현황’을 보면 구단은 2014년 23억 원, 2015년 81억 원, 2016년 64억 원, 2017년 41억 원, 2018년 18억 원, 2019년 11억 원, 2020년 14억 원, 2021년 11억 원, 2022년 11억 원가량을 유치했다.

◆ 대장동 일당 '푸른위례프로젝트'의 통큰 후원

현황에서 눈에 띄는 기업은 푸른위례프로젝트다.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및 부동산 개발업자 정재창 씨가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위해 2013년 함께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위례신도시 개발은 푸른위례프로젝트와 관계사 위례투자1·2호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과 함께 진행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전초전으로 불린 사업이다. 푸른위례프로젝트를 화천대유, 위례투자를 천화동인으로 바꿔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푸른위례프로젝트는 설립 이듬해인 2014년 성남FC에 5억 원을 후원했다. 그해 구단에 투자한 8개 기업 중 농협은행의 14억 원 다음으로 큰 액수다.

거액 후원의 배경을 놓고 의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푸른위례프로젝트의 광고비 집행은 이 시기뿐이다. 그해 투자한 광고비 총 5억2900만 원 중 5억 원이 성남FC에 흘렀으므로, 이 구단에 대한 후원이 회사 광고비의 절대 규모를 차지했다.

특히 성남FC에 후원한 때 푸른위례프로젝트는 약 270억 원 적자 상태였다. 전년도 적자 금액 3억6000만 원의 수십 배를 웃돌 만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성남FC 후원 이듬해 푸른위례프로젝트는 흑자로 전환했다. <더팩트>는 정재창 씨 등 이 회사 관계자에 ‘성남FC 후원 이유’ 등을 묻기 위해 통화와 메시지 등을 남겼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분당구 정자동 신사옥 부지 용도변경 논란에 휩싸인 두산그룹은 2015~2018년에 등장한다./더팩트 DB
분당구 정자동 신사옥 부지 용도변경 논란에 휩싸인 두산그룹은 2015~2018년에 등장한다./더팩트 DB

◆ 두산·성남산업재단·알파돔시티…의혹 중심의 기업들

분당구 정자동 신사옥 부지 용도변경 논란에 휩싸인 두산그룹은 2015~2018년에 등장한다. 연도별로 3억3000만 원, 20억 원, 22억 원, 11억 원씩 구단에 후원했다. 특히 2016년부터 3년 동안은 후원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또 2016년에는 두산건설 계열사 ‘네오트렌스’도 1100만 원 후원에 나섰다. 이는 성남시의회 안팎에서 특히 주목하는 지점 중 하나다. 그해 5월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 두산건설, 네오트랜스가 백현동 MICE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백현역 신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현안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개발계획 수립 고시 등 탄력을 받기 시작한 2020년 불거졌다. 성남시의회에서 두산 등이 MOU에 어떻게 참여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해 12월 성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보면 이기인 국민의힘 시의원은 "두산이 참여하게 된 인과관계가 보이질 않는다"며 "두산에 대한 특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강용호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대답을 피한 상황이 나온다. 결국 MOU는 시의회 반대로 무산됐다.

2015년 8월27일 희망살림 등이 침석한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성남시청
2015년 8월27일 희망살림 등이 침석한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성남시청

이밖에도 사단법인 ‘희망살림’과 ‘알파돔시티’, ‘성남산업진흥원’이 눈에 띄는 기업으로 꼽힌다.

희망살림은 2015년 19억 원, 이듬해 20억 원을 후원했다. 2016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제윤경 전 의원이 당시 상임이사였다. 그는 이듬해 이재명 후보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2020년 11월엔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판교 부동산 시행업체 알파돔시티는 2015년 5억5000만 원을 후원한 곳이다. 성남FC에 후원금을 집행하기 직전 시행하던 사업의 지구단위 개발계획이 변경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올해 2월 공개한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 검토보고’를 보면 2015년 3월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근린생활시설 규정 삭제 등 규제 완화를 뼈대로 한 방침을 새로 마련했다.

또 이 의원 측근의 자녀 부정채용 논란 있었던 성남산업진흥원도 성남FC에 2016년 1억 원, 2017년 3000만 원을 후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성남FC에서 발생한 이익은 성남시로 귀속되고, 구단주인 시장 개인이 이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시 각종 인허가 처분도 정해진 법규와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이미 경찰조사와 언론 취재를 통해 진위 확인이 끝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그동안 분당경찰서가 맡아오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됐다. 분당서는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지난 2월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하면서 다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수사 주체가 상급 기관으로 변경되면서 수사 결과도 바뀔지가 다음 관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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