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관 단체 삭발…"경찰국 신설은 시대 역행"
입력: 2022.07.04 12:08 / 수정: 2022.07.04 12:08

오는 5일부터 행안부 앞에서도 릴레이 삭발

일선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단체 삭발에 나섰다./이동률 기자
일선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단체 삭발에 나섰다./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일선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단체 삭발에 나섰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에 경찰국이 신설되면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은 물론이고, 정권이 직접 경찰을 지휘해 외압의 도구로 사용할 게 불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직협회장은 "(경찰국 신설은) 민주화 운동으로 사라진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라며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주적, 관료주의적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산하 경찰국이 독립청인 경찰청을 지휘·감독하는 옥상옥이 된다"며 "경찰은 정치적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통제가 아니라, 시민의 권익을 위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경찰위원회의 위상 강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중대범죄 수사청의 신속 신설을 요구했다.

이들은 입장문 발표 후 단체 삭발식에 나섰다. 삭발식에는 주동희 직협회장과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 유희열 경기북부 고양서 직협회장, 한왕귀 전북 군산서 직협회장이 참여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삭발식 이후 민관기 직협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경찰국 신설 방안을 철회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민 회장은 "경찰은 고위직의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 가능한 검사와 처지가 다르다"며 "인사에 매우 취약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된다. 개별 수사에도 정권의 입김이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행정을 정치 권력화하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로 이어진다"며 "13만 경찰은 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충성해야 하는 공무원 조직이다. 경찰 고유의 업무를 충실하게 복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협은 오는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앞에서도 단식과 삭발식을 진행한다. 이들은 '경찰국 신설'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매일 3명씩 릴레이 삭발할 예정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일선 지구대를 방문해 "(행안부가) 경찰을 장악한다는 것은 굉장히 과장된 것"이라며 "신설 조직은 15~20명 규모로 80~90%는 현직 경찰로 채우는데 이 조직으로 14만 경찰을 장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sp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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