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정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 만들어야”
조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에 대해 "교육비용을 줄이자는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향후 국가기능 유지와 경제 발전 원동력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은 28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주최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안정호 기자 |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하석상대(下石上臺),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괸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부금 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는 미래환경변화에 따른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28일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주최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조 교육감은 지난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고등교육 재정확충과 연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에 대해 "교육비용을 줄이자는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향후 국가기능 유지와 경제 발전 원동력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 및 교육세 일부로 구성되며 올해 편성된 교부금 예산은 약 81조원 정도다. 최근 세수 증가와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교부금이 남아돈다는 지적에 조 교육감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교육감은 "학생 수 감소에도 교육재정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학급, 교원수는 증가 추세로 교부금 개편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교육감에 따르면 초중등교육에 대해 OECD 교육지표 ‘GDP 대비 공교육비’로 비교할 경우 한국은 3.5%로 OECD 평균인 3.4%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이 초과분은 민간재원이 기여한 부분이다.
또한 내국세와 연동된 교부금의 최근 10년간 변동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교부금 여건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지방채 발행으로 재정을 충당했고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학교 신·증설사업도 민간투자사업(BTL)로 추진한 바 있다.
이·불용액 및 기금 적립금 등을 고려해 교육재정이 남는다는 주장에 조 교육감은 "이월은 목적이 정해져 다음연도 집행되는 재원이며 불용은 다음연도 세입재원으로 편성, 활용되므로 매년 누적돼 남는 재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1972년부터 시행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초중등교육의 밑거름이 됐다"며 "(정부의 교부금 제도 개편을) 하석상대(下石上臺)로 표현할 수 있는데 경제적인 논리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고등교육에 투여하는 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을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 교육감은 "내국세와 연동된 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재정에 투자할 경우 경기침체 시 교육재정 전체가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별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현 교부금을 축소하기 보다는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고등교육재정을 확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 활용이 대안이 되기 어렵다"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교부금 재원 중 하나인 국세 교육세를 고등교육세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초중등교육과의 갈등을 증폭시켜 정작 교육예산을 늘려야 하는 본질적 과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대학 위기 속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특별법 형태로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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