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통제' 경찰 출신 與 의원들 물어보니…"나중에 얘기하자"
입력: 2022.06.24 00:00 / 수정: 2022.06.24 00:00

권은희·서범수는 비판적…대부분 판단 보류 "행안부 얘기 들어볼 것"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가 표면화하면서 경찰 출신 여당 국회의원들은 어떤 입장을 낼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사진은 경찰개혁네트워크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권고안을 규탄하는 모습./주현웅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가 표면화하면서 경찰 출신 여당 국회의원들은 어떤 입장을 낼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사진은 경찰개혁네트워크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권고안을 규탄하는 모습./주현웅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가 표면화하면서 경찰 출신 여당 국회의원들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일선 경찰들은 이들이 정부 기조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지만, 의원들은 대부분 난감해하며 판단을 미뤘다.

2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 토론회에서는 국회의 역할론도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경찰국 설치와 같은 권고안의 상당수가 입법 절차 없이 행안부령 등으로 시행 가능한 탓에 ‘꼼수’ 논란이 따르는 만큼,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특히 권고안에는 법을 개정해야만 가능한 사항도 일부 포함됐다. 경찰 고위직에 대한 ‘후보추천위원회 설치’가 한 예다. 또 출범 예정인 ‘경찰제도발전위원회’는 장관 사무에 치안을 포함하는 등 입법 사안들을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직협의 한 관계자는 "규탄 목소리를 내는 것 외에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경찰청 차원의 대응을 넘어 입법 기관인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구체적인 방안이나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하는 시선이 뜨겁다. 여당 소속인 이들이 각자의 소신에 따라 정부 기조에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준다면, 여론전에서 더 우위에 설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경찰 안팎에 존재한다.

권은희(왼쪽) 의원과 서범수 의원은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에 비판적인 모습이다./더팩트DB
권은희(왼쪽) 의원과 서범수 의원은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에 비판적인 모습이다./더팩트DB

국민의힘의 경찰 출신 인사는 김석기(전 서울경찰청장), 김용판(전 서울경찰청장), 권은희(전 서울 관악경찰서 여청과장), 서범수(전 경찰대학장), 윤재옥(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이만희(전 경북지방경찰청장), 이철규(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의원으로 총 7명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해당 의원들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행안부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들어볼 계획이다. 권고안을 과연 ‘민주적’ 통제방안으로 볼 수 있는지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 현재까지는 신중론이 대세다. 윤재옥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행안부 얘기를 좀 들어봐야겠다"며 "그전까지는 노코멘트하고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도 "나중에 말하겠다"고 했다. 김석기·김용판·이철규 의원 역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서범수 의원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지만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는 "경찰이 정부에 너무 예속되진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방안은 분명 필요하지만 이번 권고안이 그에 해당하는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든 행정 분야만 통제하든 다른 방법도 있지 않겠나"라면서도 "경찰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을 행안부 장관에 부여하는 내용도 있던데, 이는 그동안 민정수석실의 밀실 인사를 양성화한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권은희 의원의 경우 여당에서 유일하게 공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YTN 라디오에서도 "행안부에 경찰국을 둠으로써 경찰청장을 행안부의 국장으로 격하해 버렸다"면서 "경찰의 독립성을 아예 무위로 돌리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반기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자문위 권고안은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는 경찰법 등의 취지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전반기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자문위 권고안은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는 경찰법 등의 취지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민주당 제공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안부의 경찰 통제 논란에 대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법안 처리 등으로 경찰의 비대화를 견제 관리 감독할 방안이 나온 것으로 봐야한다"며 "경찰의 개별 사건 수사에 대해 개입과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전반기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자문위 권고안은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는 경찰법 등의 취지에 위배된다"며 "이를 시행령으로 추진하려 하면 법률 위반에 따른 행안부 장관 탄핵 사유가 된다"고 맞서 정부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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