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살인 등 7개 혐의…검찰, 사형 구형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6)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6)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 강간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 감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이 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모든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잔혹하며 어머니의 죽음을 본 남동생뿐 아니라 유족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형벌로 문명국가에서는 극히 드물다.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 씨가 피해 여성 A씨와 함께 생활하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감금하고 폭행·강간했다고 본다. 이에 A씨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이 씨는 흥신소를 통해 A씨 집을 알아낸 뒤 흉기 등을 들도 택배기사로 위장해 주소지로 찾아가 A씨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범죄는 너무나 끔찍한데도 수사 기관에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검찰 네 번째 조사에 이르러 자백했다"며 "법정에서는 피해자를 물질만 요구하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며 명예훼손하고 감형을 구하려고 해 참작할만한 점이 전혀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 씨 측은 "진심으로 죄송하고 피해자 명복을 빈다"면서도 "공소사실 피해자(고인)에 보복 의사가 아니고 살인 의도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강간상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보복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며 "저 때문에 돌아가신 피해자분에게 정말 죄송하고 사죄드리고 싶다. 평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선고 직후 숨진 피해자의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하고, 아이들을 볼 낯이 없다"며 "높은 분의 자녀나 가족이 이런 사건을 당했다면 이 같은 판결이 나왔겠느냐. 피해자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정말 분하다. 이석준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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