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내괴롭힘' 정신질환 사망 산재 신청 2배 증가
입력: 2022.06.19 13:30 / 수정: 2022.06.19 13:30

산재인정률은 14.4% 감소

지난해 직장에서 정신질환 탓에 극단의 선택을 한 근로자 중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가 2020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지난해 직장에서 정신질환 탓에 극단의 선택을 한 근로자 중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가 2020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해 직장에서 정신질환으로 극단의 선택을 한 근로자 중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가 2020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1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과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질환 사망(극단적 선택) 산재 신청 현황은 158건이다. 이는 재작년 87건보다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신청 건수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53건보다 3배 증가한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뒤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정신질환이 산재로 인정되면서 신청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본다.

직장갑질119는 정신질환 사망 산재 신청 건수에 비해 인정률은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인정 건수는 158건 중 88건(55.7%)을 기록해, 2020년 87건 중 61건(70.1%)보다 오히려 14.4%가 줄었다.

2019년 산재보험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따른 업무상 정신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상사의 폭언과 갑질 등으로 정신질환이 발병한 경우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거나 정신병원의 진단을 받지 않는 등 상병 진단에 어려움이 있고 괴롭힘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많아 산재를 인정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게 직장갑질119 설명이다.

직장갑질119 박성우 노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고 자살자 절반은 직장인이니 실제 자살 산재 건수는 공단에 신청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인정 요건은 까다롭다"고 말했다.

박 노무사는 "자살 산재의 경우 사업주를 처벌하거나 회사의 책임을 묻는 법 제도도 사실상 없는데, 과로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이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는 만큼, 산재 인정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직장에 책임을 묻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혜인 의원은 "정신질환 산재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과로', '직장 내 성희롱' 등을 근절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사각지대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특수고용노동자 등 적용확대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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