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교부금 등 정부와 입장차…“초중등교육 홀대 지켜낼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시스 |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협력할 것은 과감하게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초중등교육 홀대를 지켜내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제9대 시도교육감협의회장에 내정되며 내놓은 소감문이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제9대 시도교육감협의회장에 내정된 후 소감문에서 기재부의 초중등교육재정 축소 문제, 초중등교육자치 확대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기재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초중등교육재정 축소 문제, 교육부와의 관계에서 초중등교육자치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 국가교육위원회의 교육 의제 논의과정에서 초중등의 입장을 반영하는 문제 등 공통의 의제가 있다"며 당면한 과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진보 성향의 조 교육감이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민감한 교육 의제를 두고 새 정부와 대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국가교육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만큼 진보 교육계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윤석열 정부와 조희연 교육감의 입장차는 크다. 조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앞서 110대 국정과제에서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재 개편’을 내걸고 있어 자사고 존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조 교육감은 앞서 기자 간담회에서 "자사고를 유지한다면 대립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정부와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둘러싼 정부와 조 교육감과의 의견 차이도 예상된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유·초·중·고 교육에 활용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과 평생교육 등에도 활용하는 대안이 떠오르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소하는 학생수를 고려해 교부금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지난 8일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열린 ‘교육재정 개편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과 평생교육 부문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오갔다.
정부가 교부금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조 교육감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11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교부금을 대학으로 이전하는 방식보다는 돌봄이나 급식 등 초중등 교육과 밀접한 이슈에서 지자체와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함께 재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양측이 여러 의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17개 시도 중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14곳을 승리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이 8곳을 차지해 균형을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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