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부터 ‘논문표절’까지…박순애 후보, 꼬리를 무는 의혹
입력: 2022.06.09 00:00 / 수정: 2022.06.09 00:00

교육계, 연이은 논란에 “개탄스럽고 참담한 심정”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음주 운전 논란을 시작으로 논문 중복 게재 의혹과 민간기업 사외이사 재직 당시 이해충돌 가능성이 불거지며 교육부 수장으로 적합한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앞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1일 만에 자진 사퇴한데 이어 박 후보자 낙마할 경우 교육부장관 공백 장기화가 우려된다. 임명되더라도 박 후보자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계 수장으로 적절한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순애 ‘만취’ 음주운전 전력…음주운전이면 교장 승진 영구 배제돼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2001년 12월 음주운전 적발 당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는 0.251%로 당시의 면허 취소 기준인 0.1%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현행법 상 혈중알코올 농도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검찰은 2002년 박 후보자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약식기소했지만 박 후보자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그 해 9월 벌금 250만 원에 대한 벌금형을 선고유예 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사고가 없으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처분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변명의 여지없는 실수이고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당시 제반상황을 고려해 법원의 선처를 받았으나 이는 도덕적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명에도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 처벌 수위는 교육계 내 높아진 음주운전 징계 수위와는 온도 차가 크다. 올해부터 교원은 음주운전으로 단 한차례 징계를 받아도 교장 승진이 영구 배제된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명예퇴직 시 특별승진이 금지되는 등 교육계 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강화되고 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시 박 후보자의 혈중알코올 농도에 대해 "이 정도면 거의 인사불성 상태, 거의 의식을 잃은 정도다. 보통 0.05 넘으면 문제가 있다"며 "어떻게 선고유예가 됐을까 논란들도 있다"고 했다. 또한 "교육부 장관(후보)이다 보니까 학부모들 사이에서 상당한 비판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교문사이를 지나가고 있다./이동률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교문사이를 지나가고 있다./이동률 기자

◆ 연이은 논문 중복 게재 의혹…공공기간 재임시 ‘이해충돌’도

강민정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일 박순애 후보자는 2002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인 <서울시립 청소년 수련관 관리운영 개선방안 연구>의 일부를 그대로 ‘오려 붙여’ 같은 해 학술대회 한 곳, 학회지 두 곳에 중복게재 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 후보자 측은 교육부 연구윤리지침 제정 시점이 2007년으로 그 이전에 중복게재 대한 규정이 없고 해당 논문들을 통해 중복해 연구비를 수령하는 등 부당한 이익을 얻은 적 없다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00년 5월 한국행정학회 기획세미나에서 발표한 '환경행정의 발전과 시민참여'라는 발표문을 연세사회과학연구와 도시행정학보에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중복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표절률을 따지기 민망할 정도로 다른 지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동일한 논문이었다"고 꼬집었다.

권인숙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07년 6월 한국행정학회 하계학술발표 논문집. 같은 해 12월 서울대 한국행정연구소 <행정논총>에 거의 같은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은 더 있다. 금융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을 지내면서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선정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은행·환전소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여기서 박 후보자가 공공기관의 운영을 평가하는 곳의 수장이면서 공공기관의 입찰에 참여한 민간은행의 사외이사를 맡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계 수장 후보에 대한 부적절한 일들이 계속 밝혀지는 것을 볼 때 왜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지 개탄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교육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미래 세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로서 (후보자가) 논란들을 피해간다면 (미래 세대에게) 후보자의 행동들이 용인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입시비리전담팀을 운영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 함께 일을 해야 할 후보자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며 "(교육부 장관) 공백이 길어지는 것이 우려스럽지만 (박 후보자가) 임명되는 것은 더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만취 상태의 음주운전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장관 후보로서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논문 중복 게제 또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갖춰야할 자질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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