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텃밭부터 달려갔다…오세훈의 4선 '한수'
입력: 2022.06.06 00:00 / 수정: 2022.06.06 00:00

유세 첫날 구로·금천, 마지막날 성북·도봉…서초·송파구 유세는 1회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토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국민의힘 약세 지역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완승을 거뒀다. 오 시장이 2일 새벽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의 선거캠프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토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국민의힘 약세 지역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완승을 거뒀다. 오 시장이 2일 새벽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의 선거캠프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토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국민의힘 약세 지역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완승을 거뒀다.

유세 첫 날과 마지막 날 민주당 '텃밭'으로 달려가는 등 선거 내내 약세 지역에 공을 들인 전략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9일, 첫 일정으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과 신림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금천구 별빛남문시장과 구로구를 잇따라 방문해 유세를 펼쳤고, 강서구 발산역 앞에서 선거캠프 출정식을 열었다.

이후 양천구와 은평구를 거쳐 민주당 구청장이 3연임한 서대문구를 찾아 유진시장, 인왕시장, 신촌역 등에서 시민들과 만나며 유세를 마무리했다. 첫 날부터 약세 지역 위주로 공략에 나선 셈이다.

당시 오 시장은 "첫 일정으로 상징적인 장소(관악구)를 잡아 인사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금천구에서는 첫 연설을 하며 "작년 보궐선거 때도 금천구로 맨 처음에 뛰어왔다"며 "제게 금천구는 서울 제일 남서쪽의 아픈 손가락이다.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세훈 캠프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세훈 캠프 제공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에는 동북권으로 달려갔다. 노원구 하계역, 광운대역, 도봉구 쌍문시장, 강북구 방천골목시장, 성북구 월곡역, 동대문구 장한평역, 중랑구 동원시장 등에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한 뒤 청계광장에서 '파이널 유세'를 진행했다.

상징성 있는 첫 날과 마지막 날 모두 민주당 표심이 강한 지역을 공략한 셈이다.

선거운동 기간 각 자치구별로 공식 일정을 가진 횟수에서도 이런 전략이 잘 드러난다.

가장 자주 찾은 곳은 서대문구로 6회 방문했고, 오 시장의 정치적 기반인 광진구도 5회 찾았다. 이 밖에 민주당 텃밭인 구로·금천·관악·강서·동대문·강북·성북·도봉구 등에서는 3~4회씩 유세를 펼쳤다.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나흘에 한 번꼴로 다녀간 셈이다.

반면 강남3구 등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서는 유세 일정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강남구는 2회였고 서초·송파·강동·용산구는 1회씩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선거에서 오 시장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9.82%p 차로 넉넉히 따돌렸다. 특히 약세 지역을 극복하고 지난 보궐선거에 이어 2년 연속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상대 후보보다 많은 표를 획득했다.

이번에 강남구와 서초구는 오 시장에게 70% 이상 표를 몰아줬고, 송파구, 용산구, 강동구도 60%대 득표율이었다.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관악구에서도 53.03%를 획득하는 등 모든 자치구에서 과반을 넘겼다.

유세 동선 뿐만 아니라 공약에서도 오 시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이번 선거 1번 공약으로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4개 분야 취약계층 지원을 뼈대로 하는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웠다.

앞으로 오 시장의 정치적 보폭이 서울시정에만 그치지 않을 상황에서 '국가운영 청사진'과도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오 시장은 당선 뒤 21일 만에 시청으로 출근해 기자들에게 "약자와의 동행은 10년 정도 정치 휴지기 때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 정치철학, 정체성으로 확립됐다며 "앞으로 4년은 약자와의 동행에 중점 두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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