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조전혁 단일화 협상 결렬…조희연·강신만 '10대 과제' 공약
6·1 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도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들의 복마전이 이어지고 있다. 극적 단일화 대신 네거티브를 통한 표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진보 진영은 조희연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해 유리한 구도를 굳혔다는 평가가 따른다./이덕인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의 단일화는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네거티브를 통한 표 결집에 들어간 모양새다. 반면 진보 후보는 조희연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3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중도·보수 성향인 박선영·조전혁 후보는 지난 29일 단일화 협상에 실패했다. 조 후보 측에서 결렬을 통보하며 만남 자체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에도 단일화 방식을 놓고 의견 차이가 컸다. 박 후보측은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 평균을 계산해 단일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해왔다. 그러나 조 후보 측은 대부분의 조사에서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다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계속되는 상호비방전 때문에 두 후보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대화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많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만나기로 한 날 조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례를 공개하며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며 "(조 후보가)이를 이유로 나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선영이 사퇴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SNS에 퍼트린 캠프 또는 지지자들의 불법행위에 사과는 못 할망정 단일화 약속을 깼다. 협상에 ‘노쇼’도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 측은 협상 결렬 원인이 박 후보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만나기로 약속한 적도 없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 평균 단일화를 일방적으로 고집하면서 협상을 요청하는 자체가 모순"이라며 "그럼에도 협상에 나갔는데 역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더라. 애초부터 (협상에)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는 조 후보를 협상을 파기한 당사자로 호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조 후보 지지자들이 박 후보 캠프 사무실에 천막을 설치하고 후보 단일화 및 박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조전혁 후보 페이스북 |
양측의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조 후보 지지자들이 박 후보 캠프 사무실에 천막을 설치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학교폭력 전력 등이 있는 조 후보가 오히려 사퇴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 보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맞서야 할 상대는 조희연 후보인데 같은 보수 진영끼리 더 심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인식 때문인지 네거티브를 승부수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조희연 후보는 3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6일 강신만 후보가 조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강 후보는 "현실을 깨닫고 무엇이 학교 구성원의 최소한의 삶을 지켜줄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하며 학교 자치와 교장 공모제 확대, 교사 업무와 행정 업무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학교 행정 개혁 등 10대 공동 과제를 공약했다.
조 후보는 "보수는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에 포기가 쉽지 않지만 진보는 '가치'와 '대의'에 따라 흩어지고 뭉친다"며 "아이들의 행복을 향한 여정, 승리로 향하는 여정에 새 닻을 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