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지난 6개월, 억울함에 몸과 장기 썩어"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6)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7개 혐의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죄는 너무나 끔찍한데도 수사 기관에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검찰 네 번째 조사에 이르러 자백했다"며 "법정에서는 피해자를 물질만 요구하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며 명예훼손하고 감형을 구하려고 해 참작할만한 점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점, 범행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공포와 불안을 느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도 가혹한 것이 아니다"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10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도 구형했다.
살인 피해자의 남편 A씨는 법정에 출석해 "사건이 벌어진 지 어느덧 6개월이 됐는데 그동안 어디서도 제 마음의 소리를 표현하지 못하고 저희들의 억울함을 내색도 못하고, 혼자 삼키느라 제 몸과 장기들이 썩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지난해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강력흉악범죄 연령 분포상 20대가 2020년 1만명으로 10년 동안 53% 증가했다며 엄중히 처벌하지 않으면, 피해자 고통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유족들은) 얼마나 큰 고통을 느낄지, 어떻게 참고 지낼지, 분노가 치밀 때마다 마음을 어떻게 삭일지 미뤄 짐작할 수 없다"며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피해자 가족에게 법정최고형이 무엇보다 강력한 위로가 될 것"이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피해자 명복을 빈다"면서도 "공소사실 피해자(고인)에 보복 의사가 아니고 살인 의도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강간상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보복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씨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며 "저 때문에 돌아가신 피해자 분에게 정말 죄송하고 사죄드리고 싶다. 평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10일 오후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 B씨 주거지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빌라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3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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