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축소 이후] '검찰독재' 피하려다 '경찰독재'?…견제장치 시급
입력: 2022.05.04 05:00 / 수정: 2022.05.04 05:00

국수본부장 인선 과정·국가경찰위 개편 필요성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중 두번째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5월3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중 두번째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5월3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입법 절차가 마무리됐다. 10만명이 넘는 전국 조직인 경찰의 권한이 커지면서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6대 범죄(대형참사·방위산업·경제·부패·공직자·선거)에서 부패·경제 범죄 등으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다. 선거범죄 수사는 연말까지 유예된다.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한 데 이어 검찰의 직접수사권 일부도 가져오게 돼 어느 때보다 몸집이 커졌다. 오는 2024년부터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도 이관돼 유례없는 '공룡 경찰'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견도 있다.

비대해진 경찰을 통제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독립성 강화와 견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수본부장은 임기 2년으로 판·검사 또는 변호사 직 10년 이상 있었던 사람 등 경찰 외부 인사도 가능하다. 지난해 공개모집을 했으나 결국 초대 본부장은 경찰 내부 인사인 남구준 당시 경남경찰청장이 임용됐다. 조직 출범 시기라 경찰 내 인사가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앞으로 독립성 강화를 위해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경찰청장이 국수본에 개입할 여지도 없지않다. 경찰법상 경찰청장은 개별 사건 수사에 구체적 지휘·감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지만, '통합적으로 현장 대응할 필요가 있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가능하다. 경찰은 이같은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범죄수사규칙에 수사지휘 판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청장이 수사 보고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하기로 해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월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국가수사본부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지난해 1월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국가수사본부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에 국수본부장 인선 과정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지난해 1월 국수본부장 임용 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경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 등은 국수본부장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경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경찰사무를 심의·의결하는 국가경찰위원회 구성원을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해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의견도 있다. 권은희안은 입법·사법·행정부에서 위원을 지명하는 내용도 담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위원회 소속을 국무총리실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경찰은 수사·정보 기능이 분리돼있다고 밝히지만, 조직 자체가 비대해 막강한 권한인 '정보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7월 검찰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은 이같은 내용의 경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정보처'를 신설해 분리된 정보 파트를 맡도록 하는 법안(국가안전정보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도 발의했다. 정보국 외근 정보관 전체 업무에서 범죄첩보 작성은 1.3%에 불과해, 본연 업무보다 이외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경찰개혁의 핵심인 자치경찰제의 정착도 시급하다. 2018년 행안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의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에는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와 함께 추진한다'고 명시됐다. 경찰의 비대한 권한을 분산하는 국가경찰-자치경찰-수사경찰 체제의 요체가 자치경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치경찰의 독자적 인력과 조직이 없고 인사권도 제한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공약이나 110대 국정과제 등에 자치경찰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않은 상태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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